'빗줄기 뚫고'..꿈에 그리던 만남 '눈물바다'
[뉴스데스크] ◀ 앵커 ▶
태풍 때문에 가장 마음 졸였던 분들.
아마 2차 상봉행사를 앞둔 이산가족들이었을 텐데요.
다행히 남측 가족들 모두, 별다른 차질 없이 금강산에 안전하게 도착해서 감격스러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박충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혹시라도 잘못될까, 마음 졸였던 아침.
비옷을 챙겨입고, 우산으로 온몸을 가린 채 금강산으로 향했습니다.
거센 비바람도 재회를 막지 못했습니다.
첫 단체상봉.
형제는 뜨겁게 부둥켜 안았습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할 뿐, 말문이 막힌 듯, 쉽게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60여 년 만에 재회한 자매도 얼싸안았습니다.
깊은 주름 사이로 눈물이 흐릅니다.
상봉장은 말 그대로 눈물바다였습니다.
14살 때 북에 혼자 남겨 졌던 언니를 만난 남측 동생은 목 놓아 웁니다.
동생들은 그녀가 어릴 때 만들었다는 자수 한 점을 평생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리근숙 (84세, 북측)씨 동생] "누이가 열네 살 때 수놓고 간 거예요, 이게. 기억해요?"
처음으로 불러본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을 임신하고 있던 어머니와 생이별하고 북으로 갔습니다.
평생을 기다린 어머니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나 끝내 남편과 마주하지 못했습니다.
[조정기/67세, 남측] "어머니는 한 달 20일 전에 연락받았잖아요. 미리 했으면…. 68년을 기다렸잖아요."
한눈에 알아볼 만큼 친숙한 가족의 얼굴.
북녘 이모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쏙 빼닮았습니다.
[문성옥 (75세, 북측)씨 조카] "저기서 들어오는데, 우리 엄마가 살아 돌아오시는 줄 알았어." "엄마인줄 알았어. 엄마랑 너무 똑같아서 엄마인줄 알았어.
금강산을 찾은 남측 이산가족은 모두 81가족, 326명.
꿈 같은 만남이 시작됐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2박3일간 12시간이 전부입니다.
MBC뉴스 박충희입니다.
박충희 기자 (piao@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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