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단체 '옥스팜'에 유산 593억원 기부

심진용 기자 2018. 8. 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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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비행기 추락 때 가족과 함께 사망한 리처드 커즌스 영국 부호

지난해 말 비행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영국 부호의 유산 590여억원이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에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직원 성범죄가 폭로되면서 재정 위기를 맞았던 옥스팜은 뜻하지 않은 도움을 얻게 됐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재계 거물 리처드 커즌스(58·사진)가 남긴 유산 대부분인 4100만파운드(약 593억원)가 옥스팜에 전해질 것이라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커즌스는 세계 최대 위탁급식업체인 컴퍼스그룹 최고경영자(CEO)였다. 그는 지난해 12월31일 호주 시드니에서 가족과 함께 관광용 수상비행기를 탔다가 추락 사고로 숨졌다. 약혼녀와 두 아들, 11살 난 막내딸, 비행기 조종사 등 탑승자 모두가 목숨을 잃었다.

커즌스는 당초 유산 대부분을 두 아들 윌리엄(25)과 에드워드(23)를 위해 신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고가 벌어지기 불과 1년 전 유언 내용을 바꿨다. 유언장에 ‘공동비극조항’을 추가해 자신과 두 아들이 함께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지면 유산 대부분을 옥스팜에 기부하기로 했다. 더선은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던 사고가 현실이 됐다”면서 “이제 커즌스의 유산은 300만파운드(약 43억원)만 제외하고 모두 옥스팜에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남은 300만파운드 중 200만파운드는 커즌스의 두 형제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옥스팜은 21일 “유가족과 협력해 기부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옥스팜은 영국 옥스퍼드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구호단체다. 올해 초 최악의 성범죄 스캔들이 터져나오면서 곤경에 빠졌다. 직원들이 2011년 아이티 대지진 구호 현장에서 현지 여성들을 불러 성매매한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옥스팜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심각한 재정위기가 이어졌다. 정기후원자 7000명이 기부를 끊었고, 영국 국제개발부도 재정 지원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 6월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옥스팜 대표 마크 골드링은 내부 기밀문서를 통해 “재정난으로 예산 1600만파운드를 삭감해야 한다”면서 “구호 프로그램 상당수를 줄여야 하고 인력 감축도 불가피하다”고 직원들에게 알렸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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