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70년 세월 가슴에 담아 둔 말.."살아 있어 고맙다"

정새배 2018. 8. 19. 21:26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속초에 머무는 상봉단에게는 잠 못이루는 밤이 될텐데요.

행여 내일(20일) 만남 때 꿈에 그린던 가족들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 볼 수 있을까 드는걱정만큼 기대도 크기 때문일 겁니다.

뭘 좋아할 지 몰라 이것 저것 다 챙겼다는 가족들...

70년의 기다림을 이어온 이산가족들을 정새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잠깐만 집을 떠나오겠다던 게 평생 이별이 될 줄 몰랐습니다.

부모님을 대신해 6살짜리 여동생을 지켜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 67년 세월을 가슴 아파했습니다.

[민병현/82살/북측 여동생 상봉 예정 : "부모는 전쟁통에 다 돌아가셨고... 제대로 생각하면 뭐... 말로 표현을 못 하지."]

전쟁통에 아내와 헤어질 때 뱃속에 딸이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여든 아홉 나이가 돼서야 딸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유관식 할아버지.

무엇을 좋아할 지 고민하다 가방 한가득 선물을 담아왔지만, 그저 부족해 보이기만 합니다.

[유관식/89살/북측 딸 상봉 예정 : "통지 온 거 보고 깜짝 놀랐지. '와 내 딸이 태어났구나'. 정말 가슴이 얼마나 기쁜지 몰랐죠."]

피난길 인파 속에서 놓치고 말았던 4살 아들.

엄마 없이 어떻게 컸을까, 노모는 밤잠을 설쳤습니다.

[이금섬/92살/북측 아들 상봉 예정 : "살았겠나 죽었겠나 했는데 소식을 들으니까 '아 살았구나'... 어떻게 컸을까 누가 키웠을까 71살 되도록..."]

지난 세월 동안 못다한 말,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지만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는 말을 가장 먼저하고 싶다는 가족들.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 속에 설렘 가득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정새배기자 (newboat@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