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경찰 vs 트럭 도둑, 한 여름밤의 추격전

조영민 입력 2018. 8. 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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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한적한 제주도의 한 시골 마을. 집 앞에 트럭을 주차해놨다가 새벽에 밭일을 나가기 위해 나와봤더니 감쪽같이 차만 사라졌습니다.

주인이 애타게 찾는 이 1톤 트럭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지난 7일 새벽 3시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깜깜한 시골 길 저편에서 희미한 불빛이 보입니다.

그런데 순찰차를 본 차량 운전자, 갑자기 운전대를 틀더니 속도를 냅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 약 20분 만에 우연히도 사라진 1톤 차량이 경찰의 눈앞에 나타난 겁니다.

[이경환 / 제주 효돈파출소]
"거기가 한적한 동네거든요 새벽 시간에 차도 별로 없고. 라이트를 켠 차가 오더니만 그냥 보통차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엔진 RPM을 올리면서 굉음을 내서 방향을 바꾸더라고요."

운전자는 경찰과 만나선 안 된다는 듯 도주를 이어갑니다.

도대체 지금 저 트럭을 몰고 있는 운전자는 누구일까요?

옆에 보고 계신 영상은 트럭 운전자와 경찰 간에 벌어진 심야 추격전 당시 상황입니다.

경찰이 상향등을 켜고 경고방송을 하며 수차례 멈출 것을 요구했지만, 운전자는 좁은 시골 길을 빠른 속도로 달리며 약 2km 넘게 곡예운전을 이어갔습니다.

깜깜한 밤, 좁은 시골 길에서 자칫 운전자도, 경찰도 사고를 당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30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결국 막다른 골목에 접어들고서야 트럭이 멈춰 섭니다.

추격전은 이렇게 마무리 되는 듯 싶었는데 운전자의 저항은 계속 이어집니다.

경찰이 퇴로를 막고 차량에서 내릴 것을 요구하는데 차량 문까지 걸어잠그더니 이번엔 뒤쪽에 있는 순찰차를 들이받기 시작합니다.

포위망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에 결국, 경찰이 삼단봉을 이용해 차량 유리를 깨고 운전자를 제압한 뒤에야 상황이 종료됐습니다.

운전자는 차량 절도범, 김모 씨였습니다.

[이경환 / 제주 효돈파출소]
"(차량) 문이 열려있으니까. 이제 보조키를 차 내부에 수건으로 감싸서 보관하고 있더라고요. 그분이 이제 차를 털다가 열쇠를 발견하고 그 차를 그렇게 훔친 것 같더라고요."

문이 열린 차량에서 물건을 훔치려다 열쇠를 발견하곤 아예 차량을 통째로 훔치려 한 겁니다.

비슷한 범행으로 수감됐다가 석 달 전 풀려난 뒤 범행 장소 근처에 살던 김 씨. 또다시 절도 행각을 벌이다 경찰을 만나자 필사의 도주극을 벌인 겁니다.

김 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출동한 경찰도 이렇게 부상을 당했는데요.

결국, 여름밤 제주도 시골 마을을 들썩이게 했던 절도범 김 씨는 구속됐습니다.

사건파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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