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전] 허탈한 졸전.. 김학범호, 굴욕적 1-2 패배

[말레이시아전] 허탈한 졸전.. 김학범호, 굴욕적 1-2 패배

(베스트 일레븐)

김학범호가 말레이시아전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수비 실수로 내준 두 골 때문에 경기를 크게 그르쳤다. 경기 막판 만회골을 만들어내며 영패를 모면했으나 이견의 여지없는 졸전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저녁 9시(한국 시각) 인도네시아 소레앙에 위치한 자락 하루파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E조 2라운드 말레이시아전에 1-2로 패했다. 김학범호는 전반 5분과 전반 45+1분 무하마드 사파위 라시드에게 두 골을 내준 후, 후반 42분 황의조가 한 골을 만회했다. 하지만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이날 패배에 따라 한국은 E조에서 1승 1패를 기록,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을 완수하지 못했다.

초반부터 묘하게 흐름이 꼬였다. 전반 4분 말레이시아 진영에서 넘어온 평범한 롱 패스를 잡으려던 골키퍼 송범근과 수비수 황현수가 충돌하면서 어이없게도 라시드에게 실점을 내주는 상황이 발생했다. 작심하고 잠그겠다는 자세로 나온 말레이시아에게 실점을 ‘헌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학범호는 이 대가는 경기를 치르면서 톡톡히 치렀다.

불의의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을 쉴 새 없이 퍼부었으나 좀처럼 말레이시아 골문이 열리지 않았다. 전반 11분 김진야의 컷백을 이어받은 김건웅의 오른발 중거리슛, 전반 17분 우측면에서 황희찬의 컷백을 내준 황의조의 오른발 슛이 모두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전반 33분에는 황희찬이 김정민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밀집 수비를 뚫고 상대 수문장 하지크 나지와 맞서는 찬스를 잡았으나 선방에 막혀 땅을 쳐야 했다. 전반 38분에도 박스 안에서 황희찬의 헤더 패스를 받은 김정민의 오른발 발리슛이 터졌으나 골대를 벗어나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공격을 퍼부어도 골문이 열리지 않자 선수들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가운데 어이없게도 두 번째 실점까지 내줬다. 전반 종료 직전 말레이시아의 첫 골을 만들어 낸 라시드에게 추가 실점을 내준 것이다. 라시드는 한국 진영에서 볼을 이어받은 후 순간적인 스피드로 황현수를 제친 후, 박스 우측면 모서리에서 반 템포 빠른 왼발 땅볼 중거리슛으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가뜩이나 밀집 수비에 막혀 전전긍긍하고 있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골이었다.

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건웅을 빼고 황인범을 투입해 중원의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두 골 차를 극복하기에는 공격력이 다소 부족한 듯한 느낌을 줬다. 후반 10분까지 황희찬의 오른발 프리킥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김 감독은 후반 11분 김정민을 빼고 손흥민까지 투입했다. 그래도 골문이 열리지 않았다. 후반 18분 황희찬이 수비 실수로 슛 찬스를 잡았으나 크로스바를 넘기는 왼발 슛에 그쳤고, 후반 20분에는 김진야의 왼쪽 크로스를 이어받은 손흥민의 헤더슛이 윗 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한국은 어떻게든 말레이시아 수비진을 깨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후반 42분 이진현의 수비진 키를 넘기는 패스를 이어받은 황의조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깬 후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반전의 기회를 잡은 한국은 후반 44분 손흥민의 오른발 프리킥으로 동점을 노렸으나 골문 오른쪽 기둥을 살짝 빗나가는 아쉬움을 맛봤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다했으나 한 골 차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굴욕적인 패배였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