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갑작스러운 국면 전환..후보에 없던 벤투가 한국에 오기까지

임성일 기자 2018. 8. 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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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한국 축구 이끌 새 사령탑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임됐다. 애초 우선순위에는 없었던 지도자다. © AFP=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차기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뽑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던 때가 지난 7월5일이었다. 그로부터 40일이 훌쩍 지난 17일에야 무성했던 소문을 뒤로한 채 한국 축구의 새로운 수장이 공개됐다. 애초 많이 거론됐던 인물이 아니고 비교적 최근까지도 노출이 적었던 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주인공이다.

김판곤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유로2012 때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었던 벤투 감독에게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맡긴다고 밝혔다. 임기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고 벤투 감독과 함께 일하는 4명의 코치까지 '팀' 전체를 받아들이는 조건이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만난 여러 후보들 중 가장 적극적이고 진솔하고 프로답게 접근했다. 벤투 감독이 함께 일할 코치진을 모두 대동하고 인터뷰에 응했는데, 모두가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감독 혼자 독단적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코치들과 모두 한 팀이 되어서 팀을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긍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열정과 카리스마 넘치는 유능한 감독과 전문 기술을 갖춘 코치들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이들과 함께 모두가 인내하고 기다린다면, 한국 축구는 분명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순위는 아니었다. 김판곤 위원장도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우선순위 3인을 선정하고 첫 유럽출장(7월초)을 떠났다. 대상자들을 만났고 이후 동시에 협상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3명 모두 세계 축구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고 우리와 함께 몇몇 나라에서 동시에 제안을 받고 있었다"면서 "차일피일 답을 미루는 분위기라 데드라인을 정하고 확실한 의사를 표현해달라고 했다. 내용까지 일일이 다 소개하긴 어려우나 어쨌든 8월5일부로 (3인)모두 결렬됐다"며 우선순위 후보들과의 협상은 성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무렵 벤투가 새로 가세한다. 처음에 작성한 후보군에도 없었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후보리스트를 꾸릴 때 벤투 감독은 중국(충칭 리판)리그에서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었기에 접촉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3명의 우선순위 대상자와 협상을 진행하면서 그들의 진정성이 의심 되었을 때, 벤투 감독이 중국에서 나올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리고 충칭 지휘봉을 내려놓았을 때 우리가 먼저 접촉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결국 뒤늦게 부각된 인물이 낙점된 셈이다.

김판곤 위원장은 "유로2012 때 포르투갈을 이끌고 4강에 오를 때 보여준 결과나 퍼포먼스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으나, 그때는 다양한 변수들이 있었다. 이후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를 맡았을 때(2016-2017)도 68%의 높은 승률을 보여줬다. 이쯤이면 좋은 커리어라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가장 최근은 좋지 않다.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슈퍼리그의 충칭 리판의 지휘봉을 잡았는데, 올 시즌 15경기에서 5승2무8패라는 저조한 성적에 그치면서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축구회관에서에서 A대표팀 감독 선임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 이후 공석이던 A대표팀 사령탑으로 지난 유로2012 때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었던 벤투 감독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2018.8.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판곤 위원장은 "중국에서의 결과를 알고 만났다. 부인하지 않겠다. 하지만 커리어 정점을 찍고 있는 감독들과는 접촉조차도 쉽지 않다. 동시에 어느 정도 상처가 있는 인물이 다시 일어서기 위한 과정 속에 있을 때 우리와 함께 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말로 중국에서의 실패를 무조건 나쁘게 볼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피력했다.

지속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김판곤 위원장이지만 이 자리에서는 단호한 발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열정과 카리스마 넘치는 유능한 감독과 전문 기술을 갖춘 코치들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이들과 함께 모두가 인내하고 기다린다면, 한국 축구는 분명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조제 무리뉴 감독(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나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감독(전 토트넘) 등 포르투갈 감독들의 훈련법과 지도법이 최근 유럽에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벤투 감독과 그의 팀도 한국축구에 좋은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모든 것을 두루 고려해 깊이 고민해 내린 결정이다. 팬들의 많은 지지와 성원 바란다"고 전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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