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세' 딜레마..그냥두자니 '거래절벽' 낮추자니 '투기우려'

진희정 기자 입력 2018. 8.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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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래세 비중 3.0%, OECD 회원국 평균 0.4%
보유세 정부대책 비판 속 '거래세' 손질 불가피
내년부터 6억원 초과(과세표준 기준) 주택을 보유한 고소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율이 0.1~0.5%포인트(p)씩 일제히 오른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0.3%p 추가 세율이 적용돼 최고 2.8%의 세율이 적용된다.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 거래가 전혀 없다 간신히 한 건이 성사되면 그 가격이 실거래가가 되고 호가로 연결 돼 계속 집값이 오르는 거에요. 사실 보유세를 올려서 감당할 수 없는 고가 주택 소유자는 집을 팔고 저가 주택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하는데 보유세는 생각보다 낮고 거래세는 높다보니 그대로 눌러앉겠다는 생각입니다.(서울 용산구 소재 공인중개업자)

지난달부터 서울 집값이 꿈틀거리면서 8·2부동산 대책 이전의 상승세를 회복하자 정부의 남은 규제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기지역 추가 지정과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비율 확대 등 진화용 규제가 줄줄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약했던 보유세 개편안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보유세는 높이되 거래절벽을 막기 위해 거래세를 낮춤으로써 주택시장에 숨통을 틔워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거래건수는 55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460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하며 부동산 가격 대비 낮은 보유세를 인상했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세제개편안을 통해 공시가액비율을 내년부터 5%포인트(p)씩 2년 동안 인상해 9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종부세 세율도 6억원 초과분부터 구간에 따라 0.1~0.5%p 인상하고 다주택자는 여기에 구간별 0.3%p씩 추가해 과세하기로 했다. 낮은 보유세 부담은 부동산 자산 선호현상, 소수 계층에 부동산 집중 현상을 초래하고 부동산 소득에 따른 소득 격차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종부세가 인상되긴 했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전체 주택소유자 중 극히 일부(0.2%)인 2만6000여명만 부담이 높아진 것에 불과하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특히 취득세와 양도세 등 부동산 거래세를 전혀 손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컸다.

실제 2015년 기준 국내 총 세수 대비 보유세 비중은 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3.3%) 수준이지만 거래세 비중은 3.0%로 OECD 평균인 0.4%보다 높다. 물론 거래세를 낮추면 투기 자본이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거래세 중 취득세는 이미 낮은 수준이므로 양도세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거래세를 낮추면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할 퇴로가 열리는 동시에 투기수요를 유입시킬 수 있어 양쪽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하반기 금리 상승이나 입주 물량 등으로 주택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보유세 논의가 마무리 된 상태에서 거래세는 그대로 둔다면 거래절벽에 따른 냉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규제와 함께 세제개편으로 다주택자들이 지방의 저가 주택을 처분하고 서울 강남권의 고가주택에 집중하는 '똘똘한 1채'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수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보유세 개편은 조정대상지역 등으로 차등하는 양도세 중과와 달리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되기에 다주택자들이 상대적으로 투자수익이 떨어지는 지방 주택을 먼저 처분하면서 지방과 수도권의 부동산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사실상 비과세나 마찬가지인 양도세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손볼 예정이다.

재정개혁특위는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내면서 하반기 주요 논의 과제에 '양도소득세 개편'을 거론했다. 실제 '종부세 개편 방향'의 부동산관련 세제개혁 향후 과제에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합리화 방안을 꺼내든 것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란 토지나 건물을 양도할 때 장기간 보유한 부동산일수록 세금혜택을 주기 위한 제도다. 1세대 1주택의 경우는 10년 이상 보유했을 때 공제율이 80%에 달한다.

아울러 정부는 이미 내년 공시가격에 반영할 '부동산 공시제도 개선 방안' 연구에 착수했다. 각종 세금 산정에 적용되는 공시가격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인데, 공시가격이 현실화 되면 재산세와 건강보험료 등 각종 부담금 산정 60여가지 항목에 활용돼 세부담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매물이 없어 한두건 거래만으로도 시세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발생한 거래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거래세 인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j_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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