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이어 이번엔 벤츠..브레이크 작동 안 돼 '쿵'

최훈 입력 2018. 8. 16. 20:40 수정 2018. 8. 1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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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저희는 오늘 BMW에 이어서 벤츠 차량의 결함 의혹을 제기합니다.

달리던 차량에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데 아찔한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정 모델만 그런 게 아니어서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최훈 기자의 리포트를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1차로 국도를 달리던 벤츠 E클래스 차량.

갑자기 핸들을 틀어 길가에 있던 전봇대를 들이받습니다.

"어! 박았다, 아." "자기야, 나." "괜찮아?" "아니."

운전자는 과속방지턱을 넘은 뒤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핸들을 꺾었다고 합니다.

[김OO/벤츠 E클래스 운전자] "한 스무 번 이상은 밟은 거 같아요. 브레이크가 아예 제동감이 없는 거예요. 제동감이 없어서 밟으니까 쑥 들어가다 보니까…."

블랙박스에 녹음된 브레이크 밟는 소리와 같은 차종의 실제 브레이크 소리를 비교해봤습니다.

비슷합니다.

전문가에게 들려줬습니다.

[변동섭/교통사고 감정사] "저는 딱 보고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라고 확신합니다. (100%?) 네 (모든 전문가들은 그렇게?) 네. 브레이크는 다른 소리와 다른 특색이 있습니다. 바람 빠지는 소리."

방지턱을 넘으면서 증상이 시작됐다는 운전자 진술도 믿을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박진혁/서정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방지턱을 넘을 때는 ABS 모듈레이터 밸브가 열리면서 작동한 뒤 그 이후에 닫혀야 하는데 안 닫히면 브레이크가 쑥 들어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브레이크 결함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벤츠 측은 결함이 아니며 블랙박스에 녹음된 브레이크 밟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우기고 있습니다.

소송이 시작됐고, 차는 9개월째 그저 세워져 있습니다.

[김OO/벤츠 E클래스 운전자] "차를 처분하거나 수리를 해버리면 나중에 그걸 알고 증거가 없다고 해버릴 수 있으니까 그냥 머리가 하얘져요.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너무 어이가 없다 보니까 화나는 게 너무 커서…."

이번엔 벤츠 최고급 사양 S클래스입니다.

늘 다니던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리막길.

갑자기 방향을 틀며 왼쪽 기둥을 들이받습니다.

"아이고 (쿵)"

역시 브레이크가 전혀 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배정식/벤츠S 클래스 운전자] "그냥 뭐 힘없이 브레이크 페달이 그냥 훅 내려가 버리는 거예요. 상태가, 압이 없는 상태였어요. 전혀"

왼쪽 앞부분이 부서진 차량은 폐차했습니다.

벤츠 코리아는 운전자 배 씨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주장하지만 배 씨는 내리막길이어서 가속도가 붙었을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배정식/벤츠 S클래스 운전자] "여기서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그러면 차는 아주 완전히 더 부서져 버렸죠. 그리고 내가 이렇게 서 있지도 못 하죠."

사고 당시 지하주차장 CCTV 영상을 보면 차량 뒤쪽에 빨간 불빛이 보입니다.

브레이크등이 아닐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해서 다시 실험을 해봤습니다.

사고 지점에 차량을 세워두고 브레이크를 밟았다 뗐다 반복했더니 사고 당시 CCTV 영상과 같은 장면이 나왔습니다.

"경광등일 수도 있다고 했는데. 오늘 이렇게 테스트를 해보니까 이게 브레이크등이라는 걸 정확히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도 벤츠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밀면서 운전자 과실을 주장했고, 배 씨는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배정식/벤츠S클래스 운전자] "제조사가 조사한 결과를 가지고는 소비자는 그냥 무조건 당하고 마는 거예요. 한마디로…."

벤츠 C클래스.

운행 중에 브레이크가 먹통이 돼 아무리 밟아도 차가 서지 않습니다.

이전에도 3차례나 똑같은 증상을 겪었던 김준우 씨가 미리 휴대폰으로 촬영을 준비한 겁니다.

심지어 이날은 벤츠 서비스센터에서 3일 동안 점검까지 받고 나오던 참이었습니다.

[김준우/벤츠 C클래스 운전자] "(차를) 가지고 나오자마자 10분 만에 그 증상이 또 일어나더라고요. 완전 황당하죠. 이상이 없다고 해서 제가 받아왔는데…."

벤츠 서비스센터는 그래도 브레이크 결함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상이 있다면 브레이크의 부스터라는 부품 때문일 거라며 둘러댔습니다.

[벤츠 서비스센터 담당자] "진단상에서 이상 있는 부분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현재로서 제일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은 '부스터'다. 그 부분에서 압을 제대로 못 줘서 그런 것 같다…."

벤츠 코리아 본사는 앞선 사례들에서 차량 결함은 전혀 없으며 서비스센터로부터 또 다른 결함 사례를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인터넷과 자동차 리콜센터, 심지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도 브레이크가 밀리거나 듣지 않았다는 비슷한 불만과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습니다.

[김준우/벤츠 C클래스 운전자] "제 목숨이야 관계 없지만 가족이 다 타고 있는데 그런 문제가 생긴다는 거는 용납도 안 되고 너무 찜찜하고, 굉장히 문제가 큰 것 같아요."

[박진혁/서정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브레이크라면) 한 대만 문제가 생겨도 리콜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차량 브레이크 결함은 생명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제조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넘어갈 사안이 아닙니다.

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MBC는 앞으로 이 문제를 계속 취재할 계획입니다.

브레이크 불량으로 사고가 났거나 피해를 겪고 계신 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겠습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최훈 기자 (iguffa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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