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공공건설공사 원가 공개".. 업계 "영업기밀" 반발

최모란 입력 2018. 8. 16. 00:04 수정 2018. 8. 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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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 경기도 10억 이상 공사
일각 "남경필 전 지사 때 사업 캐나"
이재명. [뉴시스]
경기도의 공공건설공사 원가 공개 방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는 ‘도민의 알 권리와 공사비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원가 공개를 추진할 예정이지만 건설업계는 ‘영업비밀 노출’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는 다음 달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2015년 1월 이후 계약한 공공건설공사 원가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소속 기관의 10억원 이상 건설공사는 앞으로 설계내역서와 계약(변경)내역서, 하도급내역서, 원하도급대비표 등이 공개된다. 경기도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현재까지 체결된 10억원 이상 공공건설공사는 모두 133건으로 전체 사업비만 3253억원에 이른다.

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도시공사의 건설공사 원가 공개도 추진한다. 이 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민간 건설사 원가만 공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우려가 있어 경기도시공사의 지난 3년 치 건설 원가 공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글을 올렸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도에서 지시가 내려온 만큼 설계를 담당한 시공사와 상의해 건설공사 원가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앞서 지난달 26일 블로그에 “2016년 4월 성남시장 시절 전국 최초로 시 발주 공사 세부내용과 공사 원가를 공개했다”며 “공개 이후 민간공사와 비교해 부풀리기 설계인지를 알 수 있어 공사비 거품이 꺼졌고, 성남시는 이런 예산절감을 바탕으로 가성비 좋은 복지 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행 지방계약법 제43조와 시행령 제124조 등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계약담당자는 발주계획·입찰·계약, 설계변경과 계약금액 조정, 대가 지급 현황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의무 사안은 아니다.

이 지사의 원가 공개 방침에 지역 건설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지역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원가를 공개하게 되면 자재 구매비나 하도급 업체 관리 등 건설사의 영업 노하우가 다 공개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공공건설공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는 “경기도의 공공건설공사 원가 공개 방침에 대한 대책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가 공개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시장 경제 원리에 따라 경쟁(입찰 등)을 통해 원가 절감이 이뤄져야지 영업기밀 등이 포함된 사기업의 원가를 공개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런 방침은 기술 개발 경쟁력 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이후 공공건설공사 원가를 공개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남경필 전 지사를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남 지사 시절의 사업을 들여다보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공공건설공사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해 도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지 전임 지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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