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도 독일 이겼다, 핸드볼도 카타르 이길때 됐다
오늘 아시안게임 첫 경기.. 6년 못이긴 최강 카타르 넘고 金 도전
남자 핸드볼이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총 39개 종목 807명 선수 중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다. 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파키스탄과 B조 예선 1차전을 치른다.
"축구가 세계 최강 독일을 이기는 마당에 남자 핸드볼도 이젠 카타르에 한 번 이길 때가 됐어요. 공은 둥글잖아요?"
남자 핸드볼 대표팀 주장 정의경(33)이 풀어내는 모든 얘기는 '기·승·전-카타르'였다. 남자 핸드볼은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2014년 홈인 인천에서 은메달에 머물렀다. 중동의 강호 카타르에 21대24로 졌다. 정의경은 핸드볼의 메카라 불리는 강원도 삼척 출신의 대표팀 간판스타다.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실력까지 갖췄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국내 리그에서 두산의 3연속 우승에 앞장섰다. 그는 대학 1학년 때인 2003년 대표팀에 데뷔했다. 윤경신·백원철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본선 무대를 뛰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남자 핸드볼은 2014년부터 번번이 '카타르 벽'에 부딪혔다. 카타르는 2015년 자국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해 '오일 달러'로 해외 우수 선수를 귀화시켜 눈 깜짝할 새 강팀으로 변모했다. 대표팀 엔트리 16명 중 1명만 빼고 모두 유럽 등 다른 국가 출신이었다. 한국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리우올림픽 아시아 예선, 2016년과 올해 아시아선수권에서 카타르를 만나 쓴잔을 들이켰다.
2015년부터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정의경은 "내가 막내일 때는 중동팀을 쉽게 이겼는데, 고참이 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최근 3~4년 국가대표로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했다.

"카타르에 몇 번 당하고선 대표팀 기가 확 죽어버린 느낌이에요. 우리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고 있는데 주장으로서 힘드네요."
남자 핸드볼은 올해부터 희망을 봤다. 1월 아시아선수권 3위에 올라 6년 만에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도 준결승 때 카타르에 21대32로 완패했다. 정의경은 "세계선수권에 나서게 돼 기쁘긴 하지만 그걸론 부족하다"며 "한국이 아시아 강호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선 카타르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마침 카타르 전력이 전성기보다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정의경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의미가 각별하다. 15년째를 맞는 그의 국가대표 마지막 대회가 될 수도 있다.
정의경은 "이젠 대표팀에 들어가고 싶어도 안 되는 시기가 됐다"며 "훈련이 힘들어도 하루하루 즐기고 있다"고 했다. 후배들에게 잔소리도 좀 한다.
"요즘 젊은 선수들은 대표팀 성적이 안 좋아서인지 선수촌 들어오면 훈련만 힘들게 하고 얻을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쉬워요. 또 너무 자기 현재 실력에 안주하는 것 같아요. 잘하는 선후배나 동료를 경쟁 상대로 삼고, 좋은 점을 따라 하는 것도 실력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텐데…."
정의경은 "남자 핸드볼이 카타르를 제치고 다시 아시아 정상에 오르면 어린 선수들의 생각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선수들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으니 그동안 남자 핸드볼 부진에 실망한 팬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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