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대신 '헌신 페이'? 수당 떼어먹는 대형 교회
<앵커>
헌신 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서울 강남의 한 대형 교회 노동자들이 소위 '헌신 페이'를 강요당하며 제대로 된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교회는 이미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받은 곳으로 저희도 지난 2월 보도했던 교회입니다.
이 교회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을의 목소리'에서 원종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신도가 7만 명이나 된다는 서울 강남의 대표적 대형 교회에서 A씨는 시설 관리 일을 하는데 새벽 3시에 집을 나서곤 합니다.
[○○교회 노동자 A씨 : 다 냉난방을 맞추고, 공조 기계를 돌려주고, 또 급수 시설이 잘 되나, 온도가 제대로 맞나 그러다보면….]
분명히 야간근무여서 연장근로수당에 야간근로수당까지 중복 산정해 받아야 하는데 교회는 추가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교회 노동자 A씨 : 처음에는 그거(새벽 노동)에 대한 수당도 지급하지도 않고, '야 봉사해, 봉사해'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하소연하니까 1만 원을 줬어요, 수당으로. 그럼 택시비도 안 나와요.]
기술직인 B씨도 철야 기도 같은 저녁 행사 때문에 야근이 잦았지만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교회 노동자 B씨 : 모임이 늦게 끝나는 그런 게 있잖아요. 밤 9시, 10시까지 나머지 뒤의 것도 '네가 책임지고 일하라'는 거죠. 저 같은 경우는 애들도 많고 하니까 (생활이) 더 어렵죠.]
사용하지 못한 연차휴가에 대한 수당도 제대로 못 받았습니다. 교회에 정당하게 수당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합니다.
[○○교회 노동자 B씨 : '한번 해봐라. 끝까지 한번 가보자' 이거죠. 교회에 많잖아요. 검사도 있고 뭐 다 있잖아요. ○○교회가 아주 대단한 교회기 때문에. 저희가 나가떨어질 때까지 계속하는 거죠.]
노동자들은 결국 법에 호소했는데 교회는 노동자 3명에게 3년 반 동안 체불한 임금 3천여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용우/변호사 : 실제로 근무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체불된 임금이 존재했고, 그 부분을 지급하라는 결론을 도출한 (판결이었습니다.)]
교회는 연장근무에 대해 시간당 6천 원씩 수당을 주기로 약정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그렇다 해도 법에 정한 기준에 못 미쳐 노동자들에게 불리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남오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前 사무국장 : (속칭) '헌신 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회는 세속을 초월하는 곳이라고들 해요. 근데 그 초월이 세속의 윤리나 규칙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능가하는 의미에서 초월이어야 (합니다.)]
이 교회는 판결에 따라 임금을 지급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이준영)
원종진 기자be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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