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 3년 만에 열린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 [포토뉴스]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북측 선수가 공을 몰고 남측 골문으로 쇄도하자 관중석에서 ‘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하늘색 유니폼의 남측 선수가 달려들어 멋지게 공을 가로채자 관중석에서는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11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경기의 한 장면이다. 남과 북의 노동자로 구성된 선수들은 폭염 속에서 함께 땀 흘리며 우의를 다졌다.
남측 한국노총 대표팀과 북측 노동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직총) 건설노동자팀, 민주노총 대표팀과 직총 경공업팀의 2경기가 연달아 열렸다.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개최된 것은 2015년 10월 평양 대회 이후 약 3년 만이다. 바짝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올해 들어 풀리면서 남북 노동단체 교류가 재개된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이후 열린 첫 남북 민간교류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경기장의 그늘진 서쪽 관중석을 메운 양대 노총 조합원과 서울 시민이 양측 선수들을 차별 없이 응원한 데서 보듯, 경기 내내 녹색 그라운드와 관중석에는 친선과 화해의 분위기가 가득했다.
경기장에는 독도가 그려진 대형 한반도기가 나부꼈고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이라는 글귀가 내걸렸다. 관중은 손에 든 작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을 보냈다.
하얀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통일축구 서울 시민 서포터즈’는 경기장과 가까운 관중석에 자리를 잡고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우리는 하나다’, ‘힘내라’와 같은 구호를 외치면서 응원을 주도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밴드가 ‘반갑습니다’, ‘달려가자 미래로’ 등 북측 가요와 ‘손에 손잡고’ 등 남측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주영길 직총 위원장을 포함한 남북 노동단체 대표들은 나란히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한국노총과 직총 건설노동자팀의 경기에서는 한국노총이 1 대 3으로 패했다. 민주노총과 직총 경공업팀의 경기도 민주노총의 0-2 패배로 끝났다.
친선경기였는데도 선수들은 가끔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등 투지를 보였다.
그러나 3년 만에 만난 남과 북의 노동자에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하나같이 밝은 표정으로 함께 뛴 상대 팀 선수들과 손을 맞잡았다.
경기에 앞서 열린 개막식에서 주영길 직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판문점 선언이 오늘의 성대한 자리를 마련해줬다”며 “노동자가 있는 그 어디서나 판문점 선언 이행 운동을 힘있게 벌여 겨레의 통일 대진군을 기운차게 견인해나가자”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통일운동에 주도적으로 나서자는 약속과 다짐의 대회”라고 강조했다.
북측 대표단 64명은 이날 경기에 이어 숙소인 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환송 만찬에 참석한다. 이들은 12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을 찾아 전태일 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서해 육로로 귀환함으로써 2박 3일의 방남 일정을 마무리한다.
<온라인뉴스팀 sportskyungh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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