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법농단 수사, 특검 하자" 목소리에..검찰이 화낸 이유는

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2018. 8. 1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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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불거진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의혹 수사를 놓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특별검사(특검)'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검찰 내부 반응은 차갑다.

고위 법관 등 사법부를 상대로 한 검찰의 강제수사가 일선 법원에서 가로막혀 난항을 겪기도 하지만, 수사 진척이 꽤 이뤄진 상황에서 오히려 특검 도입은 '수사를 빨리 끝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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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영장기각·자료제출 거부 등 수사 난항에 '특검' 대두
검찰, 사안 중대성 거론하며 "여기서 덮을 수 없다"는 입장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불거진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의혹 수사를 놓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특별검사(특검)'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검찰 내부 반응은 차갑다.

고위 법관 등 사법부를 상대로 한 검찰의 강제수사가 일선 법원에서 가로막혀 난항을 겪기도 하지만, 수사 진척이 꽤 이뤄진 상황에서 오히려 특검 도입은 '수사를 빨리 끝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 검찰 수사 난항에 정치권서 '특검' 움직임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월부터 양승태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 등 사법농단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사법농단 수사는 당초 특수1부가 도맡아 하다가 지금은 특수3부까지 가세했다.

그 사이 검찰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두 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USB를 확보했고, 관여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조사에 들어갔다. 문건 피해자로 볼 수 있는 참고인 조사도 상당수 이뤄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혹에 연루된 고위 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등이 번번이 기각되면서 수사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검찰은 문건 작성 경위와 보고·지시 체계를 확인하기 위해 법원행정처가 제공한 문건만이 아닌 '원자료' 확보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일부 자료를 제외하곤 다른 국·실 자료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수사에 제약을 받는 검찰에 수사를 맡기기보다,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태의 최종책임자로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을 지목하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같은 당 추미애 대표 역시 일찍이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검은 현행법으로도 바로 도입할 수 있고 야당 협조를 구하기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박 의원은 특검법 안에 별도의 영장전담판사를 구성해 재판에 공정성을 기한다는 '특별재판부(박주민 의원 발의 준비)' 구성안도 넣어야한다고 주장한다.

◇ 검찰 "석 달 안에 끝내자는 건가"

그러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특검 기류에 검찰 반응은 냉담하다.

검찰은 대법원이 밝힌 수사협조는 사실상 '수사의뢰'를 뜻한다는 보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재판에 개입한 의혹이 담긴 문건들이 다수 나온 상황에서, 법원이 이 문제를 자체 해결하지 못하고 검찰에 공을 넘겼는데 특검을 거론하는 건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재판에 윗선이 개입했다는 게 입증되면 그 재판은 무효다. 그 재판으로 구속된 사람은 바로 풀어줘야 한다. 그런데 그런 재판거래 의혹 문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여기서 덮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각에서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곧 이 사건을 3~4달 안에 빨리 끝내자는 뜻"이라며 "더 길게 봐야한다"고 특검 도입 목소리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검찰은 지난 7일 창원지법 마산지원 소속 김모 부장판사를 공개 소환조사했다. 김 판사는 법관사찰 의혹 문건을 작성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문건 작성 및 지시 과정에 개입한 '윗선' 수사가 본격화했다는 분위기다.

검찰은 또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가 강제징용 재판을 두고 양승태 사법부와 수차례 접촉한 의혹과 관련해, 오는 14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애초 김 전 실장을 9일 불러 조사하려고 했지만, 김 전 실장이 건강상 문제로 응하지 않아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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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kdrag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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