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검정색 스타킹이 어울려"..갑질에 우는 특성화고 졸업생

이헌일 기자 2018. 8. 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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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커피색 스타킹보다 검정색 스타킹이 어울려." 특성화고교 졸업 후 취업한 A씨가 직장 상사에게 뜬금없이 들은 말이다.

역시 특성화고교를 졸업한 B씨는 입사 뒤 회식 자리에서 "특성화고 애들은 뽑기 싫었는데 정부 정책 상 어쩔 수 없이 뽑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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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약품에 병 얻고 임금은 알바생 수준
박원순 시장, 노조교섭·지원 조례 제정 약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권익 토론회에 참석해 발표에 박수를 치고있다.(서울시 제공)© News1

(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넌 커피색 스타킹보다 검정색 스타킹이 어울려." 특성화고교 졸업 후 취업한 A씨가 직장 상사에게 뜬금없이 들은 말이다.

역시 특성화고교를 졸업한 B씨는 입사 뒤 회식 자리에서 "특성화고 애들은 뽑기 싫었는데 정부 정책 상 어쩔 수 없이 뽑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전공과 무관한 엉뚱한 업무를 맡기도 한다. 음식 조리를 전공한 C씨는 식당 서빙 업무를 하고 있다. 디자인 전공자가 회계·경리 업무에 배치되거나 사무보조 분야에 합격했는데 주차 관리 업무를 맡은 사례도 있다.

이은아 전국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 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년일자리센터에서 열린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권익 증진 대책 마련 토론회'에서 소개한 특성화고 출신 노동자들의 실제사례 중 일부다.

이같이 2017년 1월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같은해 11월 제주 음료업체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후에도 특성화고 출신 노동자들의 삶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언론보도로 널리 알려진 안전사고 외에도 생명을 위협하는 산업재해의 위험도 부지기수였다. 이은아 위원장은 "화학약품에 노출되어 병을 얻거나 안전교육, 안전장비 없이 부상당하는 일이 허다하다"며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 싶다,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기본적인 것이 지켜지는 일터에서 일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토로했다.

동일노동에 임금차별, 최저임금 이하의 대우 등도 만연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간호조무사 업무를 하는 한 조합원은 고졸자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의 70%정도를 받는다. 반면 뒤늦게 들어온 대졸자 간호조무사는 최저임금 이상의 월급이 보장됐다.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다른 조합원은 주6일 8~9시간을 일하고 월 140만원을 받지만 대학생인 동일 업무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주5일 7~8시간 근무에 같은 임금이 지급됐다.

직장 상사가 특성화고 출신 노동자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거나 허벅지, 엉덩이, 종아리를 건드리고도 "딸, 아들 같아서 그랬다"고 넘어가는 등 성희롱·성추행 사례도 일반적인 것으로 보고됐다.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가 졸업생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취업 뒤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24%가 '장시간 노동(강제 야근, 특근)'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차별과 무시(23%), 연장노동 수당 미지급(18%), 성추행·성희롱(12%), 임금 체불(1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성화고 졸업생 노조는 "지난 수십년 간 특성화고 학생들은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하다 다치고, 졸업 이후 어떤 곳에서 일하는지 알 수도 없다가 죽음까지 이르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며 "단기적 처방 및 정책만으로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뿌리 깊은 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급한 과제로 Δ노동환경 전수조사 및 특별근로관리감독 실시 Δ졸업생을 위한 취업관리지원센터 설치 Δ실효성 있는 노동인권교육 제공 의무화 Δ교육부·노동부·지자체와 노조 간 노정교섭 시행 Δ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인권특별법(조례) 제정 등을 요구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 위원장의 발표를 들은 뒤 "취업관리지원센터는 시 노동권익센터 산하에 설치하고 서울형 뉴딜 일자리를 활용, 졸업생 중 인력을 뽑아서 운영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뉴딜 일자리를 통한 노조 상근자 지원, 시와 노조간 교섭 즉각 시행, 관련 조례 제정도 추진 등도 약속했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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