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타지 말라는데, 여전히 잘팔리는 BMW
화재 원인 불분명, 국토부 조사 시작기존 차주 “브랜드 가치 하락 등 보상해야”

"본사에서 리콜 발표를 했지만, 여전히 찾는 사람은 찾습니다."
5일 BMW 서울지역 매장 딜러는 "차량 화재에도 구매 문의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판매에는 큰 영향이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부는 BMW 차를 타지 말라며 운행 자제 권고를 내렸지만, 차량 판매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3일 BMW 차량 화재에 대해 “화재 사고 우려가 있는 차량을 소유한 국민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로 안전점검을 받고,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최대한 운행을 자제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직 BMW 차량 화재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만큼 섣불리 해당 브랜드 차량을 구매하기보다는 정부 발표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BMW "신차는 화재 위험 없다"VS 국토부 “조사해봐야”
올 들어 BMW는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 BMW코리아는 상반기 판매량 3만4568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판매가 늘었다. 7월 판매량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문제는 아직 차량 화재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차를 판매하는 BMW 딜러들은 “신형 모델은 기존 모델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이 모두 해결돼 출시됐기 때문에 화재 위험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콜 대상 차들은 2011년 3월~2016년 11월 생산된 BMW 경유차 42종이다. 따라서 현재 매장에서 판매하는 차들은 화재와 무관하다는 것이 BMW 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국토부의 생각은 다르다. 정부는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데 10개월 정도 걸린다고 밝힌 상태다. 애초 BMW도 “화재 이유를 원인을 모른다”고 주장하다가, 최근에서야 EGR모듈(배기가스 재순환장치)에 문제가 있다며, 부랴부랴 리콜을 결정했다. 따라서 BMW가 주장하는 것처럼 화재 원인이 EGR모듈이 아닐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 4일 BMW코리아의 안전진단을 마친 520d 차량에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차량은 불과 사흘 전 이뤄진 BMW 서비스센터의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이었다.

국토부는 “관련 기관과 민간 전문가를 다 참여시켜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원인을 규명하겠다”며 “조사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은 법적 절차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BMW측 말만 믿고 정부가 휘둘리고 있는데, 정확한 화재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EGR모듈이 문제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 기존차주 불만 증폭, 중고차값도 영향 미치나
기존 차주들은 자신의 차가 ‘불나는 차’라는 이미지가 씌워지자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도 늘었다고 토로한다. 직장인 A씨는 “520d 끌고 마트나 백화점에 가는 것도 좀 부담스럽다”라며 “화재가 나면 나 혼자 다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B씨도 “수입차를 사는 이유가 브랜드 가치 때문에 사는데, BMW는 이번 화재 때문에 그 가치를 다했다”며 “적당한 보상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소송 등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고차값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불안해하는 차주들은 차를 파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 물량이 많이 풀리면 차량은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다행히 현재까지 중고차값에 변동은 없다. SK엔카닷컴 관계자는 “BMW의 리콜 발표가 지난달 말에 발표한 만큼 아직 중고차값에는 영향이 없다”며 “아직 좀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중고차값에 변동이 없는 이유는 BMW가 수입차 브랜드 중 특히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중고차 한 딜러는 “BMW 520d는 예전부터 인기가 좋은 차라 화재 사고로, 시세가 떨어졌을까 싶어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젊은층이 선호하는 차라서 오히려 수요가 달린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 국민의 과도한 외제차 선호 현상과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주행중 화재는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리콜 대상 차량을 구매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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