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만의 최악 폭염>"너무 뜨거워 피서도 포기"..'폭염의 역설'에 우는 상인들

정우천 기자 2018. 8. 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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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화염에… : 사상 최악의 폭염을 보인 1일 충북 제천시 왕암동의 한 원료의약품 제조공장에서 난 화재를 진화하다 쓰러진 소방관에게 동료가 물을 뿌려주고 있다. 연합뉴스

해수욕장·지역축제 등 타격

식당·숙박 매출 70% 줄기도

직장 휴가비 감소도 영향 줘

중소규모 관광지에 직격탄

“관광객 집계조차 못낼 지경”

밤에만 해변나와 식당 안찾아

“최대 대목인데 1년장사 망쳐”

직장인의 줄어든 휴가비에 사상 최악의 폭염이 겹치면서 해수욕장을 비롯한 주요 피서지마다 방문객이 급감해 관련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주변 음식점·숙박업소 등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30%, 많게는 70%나 감소해 ‘1년 장사’를 망쳤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여름 축제 행사장도 예년에 비해 관람객이 크게 감소했다.

2일 전국 주요 피서지와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직격탄을 맞은 피서지는 중·소규모 해수욕장이다. 상주은모래비치가 있는 경남 남해군 상주면 상주마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강모(60) 씨는 “지난해 이맘때 300만 원 정도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손님이 줄어 70만 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인근의 H횟집 주인은 “여름휴가 피크철인데도 매출이 지난해의 50%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상주은모래비치 방문객은 지난달 29일까지 개장 24일간 3만423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줄었다.

전남지역 최대 해수욕장인 완도군 신지명사십리의 경우 지난 7월 6일 개장 후 31일까지 내장한 해수욕객은 8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만여 명)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이곳 상가연합회장 백모(69) 씨는 “음식점과 쉼터제공업소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40% 줄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까지 경북 경주시 나정·오류 등 5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3% 수준인 6만여 명에 그쳐 주변 상인들의 가슴이 타 들어가고 있다.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주변에서 대형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46) 씨도 “연중 최대 대목인데, 지난해 이맘때보다 매출이 40% 정도 떨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작년 대비 피서객 수가 증가한 부산에서도 상인들이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189만6440명)과 송정해수욕장(68만1494명) 피서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7%와 47% 증가했다. 그러나 폭염 때문에 낮에는 한산하고 밤에 해변에 나오는 사람이 많아 식당가의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 음식을 싸오는 등의 ‘알뜰 피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파라솔 업자 등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무려 40%가량 줄었다.

폭염으로 여객선 운항이 자주 통제되다 보니 섬을 찾는 피서객 수도 줄었다. 실제로 지난달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서해 도서를 오간 피서객 수는 39만459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만7552명)에 비해 17% 감소했다. 지난달 경기 파주시 도라산전망대와 제 3땅굴 등 안보관광지를 찾은 관광객도 5만5327명으로 지난 6월의 6만4722명보다 줄었다.

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여름축제의 행사장도 예년에 비해 한산하다. 지난달 21일 개막해 오는 5일까지 열리는 경남 함안군 법수면 강주해바라기축제에는 지금까지 5만 명가량이 찾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 명의 4분의 1수준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3일까지 강진청자축제를 개최하는 전남 강진군은 관람객 중간집계를 공개하지도 못할 정도로 속앓이를 앓고 있다. 청자 판매가 여의치 않자 일부 상인은 부스를 자진 철수하기도 했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

부산 = 김기현·창원 = 박영수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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