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들고 커피점 앉아있으면 점주가 과태료 뭅니다

김효인 기자 입력 2018. 8. 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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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생명입니다] [2부-8] 오늘부터 일회용컵 단속
- 단속 전날 서울시내 카페 가보니
일부 매장 100명중 1명만 머그컵.. 손님들 여전히 "일회용컵에 달라"

2일부터 전국 지자체들이 커피숍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 테이크아웃용으로 커피를 주문한 뒤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고객이 있으면 단속 횟수·매장 규모·이용객 수 등을 감안해 해당 매장에 5만~200만원까지 과태료를 물린다. 이 같은 단속 방침은 각 지자체를 통해 이미 전국 커피숍 점주들에게 통보된 상태다. 하지만 현장 단속을 하루 앞둔 1일에도 매장 내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카페가 많았다.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숍에서 시민들이 머그컵에 담긴 음료를 놓고 대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매장 내에서 이처럼 머그컵이나 유리잔을 사용하는 모습을 이전보다 더 많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전국 지자체별로 빠르면 2일부터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에 대한 집중 단속이 실시된다. /김지호 기자

1일 점심시간 서울 중구의 한 개인 카페에서는 매장에 앉아 있는 손님 10여 명이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고 있었다. 주문을 받는 점원은 다회용 컵 사용 여부를 아예 묻지 않았다. 본지 기자가 "매장 내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점원은 "환경부와 협약을 맺은 업체, 주로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지켜야 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자리에 앉아 있던 직장인 류경선(36)씨는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 관련 기사를 본 적은 있지만 평소에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다.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했다.

이날 본지 기자들이 둘러본 서울시내 카페 10여 곳 중 매장 내 모든 손님이 다회용 컵을 사용한 곳은 하나도 없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점원이 직접 안내하는 곳이 네 곳, 안내문만 붙여놓고 따로 다회용 컵을 권하지 않는 곳이 네 곳, 아예 점원이 단속 사실을 모르는 곳이 두 곳이었다.

특히 점심시간 손님이 몰리는 광화문과 강남 일대의 카페는 점원이 다회용 컵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낮 12시 30분 중구의 커피빈 매장에서는 점원이 "머그컵으로 드릴까요? 일회용 컵으로 드릴까요" 하고 물었지만 '매장에서 마실 거냐 '가지고 나갈 거냐'고 묻지는 않았다. 주문을 한 일행 여섯 명은 고민 없이 "일회용 컵을 달라"고 했다. 커피 이외에 케이크까지 주문해 매장 내에서 먹을 손님인데도 점원은 고객 요구에 그대로 따랐다. 150여 평 매장에 앉은 손님 100여 명 중 머그컵을 사용한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현장 단속에 대해 업주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다회용 컵을 권해도 손님들이 거부하면 방법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이에 환경부는 1일 지자체 담당자와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단속은 지자체별 상황에 따라 2일 이후 시작하되 ▲실적 위주의 과태료 부과 조치는 자제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현장 상황을 직접 보지 않으면 업주가 억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단속 시 ①머그컵이나 유리컵 등을 비치하고 있는지 ②점원이 소비자에게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고지하는지 ③소비자가 테이크아웃 의사 표명을 분명히 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과태료 부과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에 없던 단속이 시작되는 만큼 법 적용은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게 불편할 게 없다. 매장 내에서 머그컵이나 유리컵을 사용하다 이동할 때는 일회용 컵을 요구하면 된다. 어떤 브랜드의 머그잔이나 텀블러를 사용하든지 개인 컵을 가지고 가면 모든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할 수 있고, 할인 규정이 있는 업체에서는 혜택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김태희 자원순환연대 사무국장은 "일회용 컵 사용량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며 "일회용 컵을 매장 내에서 사용하면 점주들이 과태료를 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다회용 컵, 개인 컵 사용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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