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 사망' 승소한 아시아나 승무원, 2심서 뒤집혀 패소

문창석 기자 2018. 7.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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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중한 업무로 지병인 고혈압이 악화해 뇌출혈로 사망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에 대해 1심에선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지만 항소심에선 다른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9부(부장판사 김주현)는 아시아나항공의 사무장이었던 A씨(사망 당시 42세)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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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평소보다 업무 가중"..2심 "과도한 근로 아냐"
재판부 "고혈압 관리하지 않았다" 승무원 책임 판단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과중한 업무로 지병인 고혈압이 악화해 뇌출혈로 사망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에 대해 1심에선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지만 항소심에선 다른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9부(부장판사 김주현)는 아시아나항공의 사무장이었던 A씨(사망 당시 42세)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1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비행을 위해 오전 10시 아시아나항공 본사로 출근했다. 하지만 같은 날 밤 10시15분쯤 본사 주차장에 있는 자신의 차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A씨의 유족은 업무상 재해로 인한 사망이라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이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이를 기각하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은 "평소 앓던 고혈압이 심해진 상황에서 사망 직전에는 평소보다 과로와 스트레스가 있었고, 그로 인해 고혈압이 악화돼 뇌출혈로 사망한 것"이라며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는 사망 전 3개월 동안 월 평균 114시간(야간비행 39시간) 비행근무했고 장거리 비행 월 평균 8회, 시차 8시간 이상 지역 비행 10회 등 아시아나 승무원 평균보다 많았다"며 "사망 직전 한달쯤 전부터 다수의 비행으로 평소보다 업무 부담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된 업무 공간인 비행기 내부는 기압이 낮고 소음·진동이 지속되며 휴식처인 '벙커'도 협소해 휴식하기 어려운 등 근무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특히 생활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국제선 장거리 비행을 하고 타지에서 1~2일 휴식하는 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A씨가 2015년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위험음주 상태로 판정받는 등 처음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공단 측 주장에 대해선 "병세가 악화될 수 있어 근무조건에 배려가 필요한데도 가중된 업무를 수행했고, 부검 결과 간에 문제도 없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스1

하지만 2심은 "A씨가 사망할 당시의 업무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다른 근로자의 통상적인 업무보다 과도해 뇌출혈이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원심과 다르게 판단했다.

우선 사망 3개월 전 A씨의 월 평균 비행근무시간을 114시간으로 언급한 1심과 달리, 2심은 승무시간(실제 비행시간)을 기준으로 잡아 같은 기간 A씨가 한 달 평균 91시간 비행했다고 봤다. 또 사망 직전인 2015년 10월에 18일, 11월에 14일, 12월에 18일 동안 쉬는 등 휴식을 계속 취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는 지속적으로 고혈압 약을 복용하다가 특별한 근거 없이 2015년 1월 이후 약을 처방받지 않았다"며 "관리되지 않은 고혈압이 뇌출혈 발병의 주요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2015년 건강검진에서 A씨의 고혈압이 악화된 사실을 알고도 회사 소속 의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유족 측의 주장에 대해선 "의원은 병원을 다시 방문해 혈압을 재측정하라고 했지만 A씨는 그러지 않았고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건강진단 결과 병세가 악화될 수 있는 직원은 근로시간 단축 등 조치를 한다'는 단체협약을 회사가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당시 A씨의 근무가 과중하다고 볼 수 없고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것만으로 뇌출혈을 막을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며 기각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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