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영화교류 리부트⑤] "'뽀로로'가 남북합작?"..애니메이션, 남북교류 新희망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남북정상회담이 재개되면서 남북교류에 대한 각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화계는 평창남북평화영화제를 추진하고,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를 꾸리는 등 발빠른 움직임으로 교류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내년은 한국영화가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우리나라 영화계가 다른 분야보다 빠르게 교류를 위한 밑작업에 들어간 것은 이처럼 뜻깊은 해를 양국 영화인이 함께 맞이하고자 하는 외적 당위성이 크게 작용한 듯 보인다. 영화계를 뒤덮은 평화의 물결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흘러가야 하는지 모색해보고자 과거와 현재 남북영화교류의 흐름과 성과들을 취재했다.
북한 애니메이션의 제작 수준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2003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초기 제작에 북한 기술력이 투입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뽀롱뽀롱 뽀로로'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진 20편의 '뽀로로'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북한 삼천리총회사가 제작 과정에 참여해 탄생한 작품이다. 우리나라 회사인 아이코닉스·오콘·하나로통신의 요청으로 북한 측이 제작 하청을 맡아 시즌1, 시즌2까지 함께 했다.
'뽀로로'는 남북합작 작품 중 가장 크게 성공한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을 뿐 아니라 110개국에 수출됐고, 유튜브에서는 여전히 전세계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보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다.
다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은 실사 영화의 합작에 비해 애니메이션 합작은 성공한 전례도 많고, 그만큼 쌓인 노하우도 많다.
2001년에는 3D 애니메이션 '게으른 고양이 딩가', 2005년에는 프리프로덕션과 후반 작업을 제외한 부분은 모두 북한 아동영화촬영소에서 제작한 남북합작 극장용 애니메이션 '왕후심청'이 양국에서 '동시 개봉'에 성공하기도 했다. 당시 연출은 미국의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제작자이기도 재미교포 넬슨신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밖에 '새' '아티와 필리' 등의 애니메이션이 남북합작으로 제작된 바 있다.
영화의 경우 김정은 체제에서 다소 침체기를 보내고 있지만, 영화의 영역에 속하는 애니메이션만은 상당히 힘을 받고 있는 장르라는 전언이다.
북한의 영화는 유형에 따라 예술영화, 기록영화, 과학영화, 아동영화로 구분하는데, '아동영화'란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로 만화영화와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인다. 최근 북한에서는 이 '아동영화' 한 편을 제작하는 인원을 과거 10명 정도에서 40~50명까지 늘렸다. 애니메이션 산업이 그만큼 북한이 공들이고 있는 중요한 문화 사업 중 하나라는 의미다. 그로 인해 앞으로의 남북영화교류 1순위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전영선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는 이에 대해 "김정은 체제에서는 예술영화보다는 만화영화에 우선 주목하고 있다. 수준도 상당하고, 예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제작인력을 투입하고 있고, '아동영화'에서 '만화영화'로 전환하면서, 주제나 등장인물 등에서 이전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발맞춰 북한 개봉을 추진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언더 독'의 행보를 눈여겨볼만하다. '언더 독'은 제22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주인에게 버림받은 유기견들의 모험을 그린 영화다. 특히 이 영화는 DMZ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해 남북영화교류의 물꼬를 틀 작품으로써의 상징성도 갖췄다.
최용배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애니메이션이고 동물이 주인공이니 서로 다른 세계에 대해 불편한 부분이 적다. 그래서 (북한 개봉에) 어울리는 영화라 생각해서 제작진이 문체부 차관을 통해 제안을 했다고 한다. 개막작 기자회견 당시 '북한 동시 개봉 추진하는 제작진의 바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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