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드루킹 봐주기 수사 뒤 혼자 자리 보전한 서울경찰청장
드루킹 댓글 공작 사건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이 경찰 인사에서 유임됐다. 경찰청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그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은 모두 물러나거나 바뀌었는데 이 청장 혼자만 계속 자리를 지키게 된 것이다. 드루킹 사건은 지난해 대선 전후에 김경수 경남지사 등 현 정권 주요 인사들이 댓글 공작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규명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이 청장은 "드루킹이 기사 주소를 보냈지만 김 지사는 열어보지 않았다"거나 "드루킹이 일방적으로 보낸 메시지에 김 지사는 의례적 인사만 했다"며 김 지사를 감싸고 돌았다.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송인배 비서관이 드루킹과 김 지사를 연결해 준 사실이 나왔는데도 경찰청장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다. 5개월이나 수사하면서도 김 지사나 송 비서관에 대한 압수 수색은 끝내 하지 않았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댓글 조작을 하던 사무실에서 물건을 빼내 숨기는 현장에 출동해 놓고도 그냥 쳐다보기만 했다. 경찰이 두 차례나 압수 수색했다는 사무실 쓰레기 더미에서 특검은 휴대전화와 유심 칩 수십 개를 찾아냈다. 이것은 단순한 직무 유기가 아니라 고의적 범죄 은폐라고 볼 수 있는 문제로, 서울청장 이하 수사팀은 모두 특검 수사 대상이다.
그렇다면 수사 책임자를 물러나게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정부는 핵심 요직에 유임했다. 지난달엔 특검의 수사 대상인 송 비서관이 정무비서관으로 사실상 영전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정권을 믿는 것인지 경찰은 야당 비대위원장이 취임하는 날 김영란법 내사 사실을 공개하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야당 후보들이 공천을 받는 날 압수 수색을 벌였다. 경찰관들은 서울청장이 유임되는 것까지 보고 어떻게 처신해야 출세하는지 새삼 깨닫게 됐을 것이다. 지지율이 높다고 마음대로 하는 정권 아래에서 서울청장은 경찰청장으로 승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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