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스폰서 판사' 또 뒤지자.. 법원, 그 영장 곧장 기각

박국희 기자 2018. 7. 2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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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압수수색 영장 또 기각당했다"며 언론에 이례적 공개
법원 "별건 수사"라며 기각.. 법원·검찰 신경전 점입가경

법원과 검찰이 2년 전 '부산 스폰서 판사' 사건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검찰은 법원이 이 사건 관련 압수 수색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기자단에게 공개했다. 법원은 "검찰이 수사 본류와 상관없는 꼬투리를 잡아 별건(別件) 수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재판 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부산에서 벌어진 전직 판사의 비위 의혹을 놓고 법원과 점입가경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27일 오후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늘 사법농단 사건 수사와 관련해 문모 전 판사의 사무실,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인사심의관실 등에 대한 압수 수색 영장을 법원이 모두 기각했다'고 했다.

압수 수색 영장은 검찰이 수사를 한창 진행 중일 때 청구하는 것이다. 수사 보안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 압수 수색 영장의 기각·발부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런데 검찰은 지난 25일 이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압수 수색 영장을 기각했다고 공개한 데 이어 이틀 만에 또 영장 기각 사실을 공표한 것이다. 검찰이 법원을 압박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전 판사 사건은 2016년 법원행정처가 부산 지역 건설업자의 뇌물 사건 항소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건설업자 정모씨가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뇌물 5000만원을 건넨 의혹을 수사하면서 정씨가 당시 현직 판사이던 문 전 판사에게도 룸살롱·골프 접대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비공식 루트로 이를 법원행정처에 전달했다. 그런데 판사의 징계 및 인사를 담당하는 행정처는 문 전 판사에게 구두 경고만 했다. 그는 이후 변호사 개업을 했다.

검찰은 행정처가 건설업자 정씨의 재판에도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최근 확보한 행정처 내부 문건에 '1심에서 무죄가 나온 건설업자 정씨가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되면 검찰이 문 전 판사 비위를 외부에 알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검찰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라도 재판을 더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는 것이다. 실제 선고만 앞두고 있었던 정씨의 항소심 재판은 이후 몇 차례 더 재판이 열렸다. 검찰은 이것을 행정처의 '재판 개입' 증거 사례로 보고 있다.

법원 내에선 불쾌하다는 반응이 많다. "검찰이 재판 거래 의혹과 전혀 무관한 과거 사건을 들춰내 법원을 망신 주는 먼지떨이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원이 이날 문 전 판사에 대한 압수 수색 영장을 기각하며 '별건 수사로 볼 수 있다'는 이유를 댄 것도 이런 내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란 해석이 많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수사를 해달라고 요청한 이번 의혹 수사를 법원행정처가 방해하고 있다"며 "이럴 거면 왜 수사 요청을 했느냐"고 했다.

검찰은 이번에 법원행정처에 대한 압수 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의 인사·예산·사법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기관인 행정처에 대한 검찰의 압수 수색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도 검찰은 "당연한 수사 절차"라고 하고 있고, 대법원은 "법원 기밀 자료를 검찰이 다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법원과 검찰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이 같은 갈등은 향후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한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법원 내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검찰로 넘긴 법원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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