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함으로 똘똘..여름공연계 대작 속 숨은 '진주'

장병호 2018. 7. 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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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내용이 달라지는 뮤지컬, 남자들만 등장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5명의 배우가 60여명의 배우를 연기하는 코믹연극.

원수의 가문에서 만난 두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은 지금도 영화·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 작가는 "원작소설의 분량이 어마어마해 다양한 역할을 한 명의 배우가 소화하는 형식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며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원작에 없는 내용을 추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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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아이디어로 관객 발길 모으는 공연
즉흥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재해석한 '알앤제이'
'..100세 노인' 5명 배우가 60여명 연기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의 한 장면(사진=아이엠컬처).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매일 내용이 달라지는 뮤지컬, 남자들만 등장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5명의 배우가 60여명의 배우를 연기하는 코믹연극. 여름 공연계에 이색 아이디어로 관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는 작품들이 있다. 대작들 사이에 숨은 ‘진주’ 같은 공연으로 여름 무더위를 피해보는 건 어떨까.

△제목도 내용도 매회 다릅니다

‘맛있는 깜빵생활’ ‘미모를 찾아서’ ‘판다를 사랑한 각시탈’ ‘태양의 후배’. 지난 9일 개막한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8월 19일까지 대학로 TOM 2관)이 매회 선보인 공연 제목이다. 같은 공연인데 제목만 계속 바뀌는 이유가 있다. 관객이 공연 전에 장르·제목·장소·주인공 캐릭터 등을 직접 결정해 참여하는 ‘즉흥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대학로에서 다양한 무대실험을 해온 김태형 연출의 작품으로 1년여 만의 재공연이다. 올해는 영국 즉흥 뮤지컬단체 ‘쇼스타퍼’ 팀과 워크숍을 갖는 등 즉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 연출은 배우 이안나, 작가 장우성과 번갈아 무대 위 연출가 역으로 직접 출연해 작품을 진두지휘한다.

김 연출은 “작품이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배우와 밴드가 장면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하면서 천연덕스럽게 해나가는 모습에 쾌감이 있다”며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현장을 함께한다는 것이 우리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연극 ‘알앤제이’의 한 장면(사진=쇼노트).

△여배우 없는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은 시대를 초월한 불멸의 로맨스다. 원수의 가문에서 만난 두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은 지금도 영화·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연극 ‘알앤제이(R&J)’(9월 30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는 바로 그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담한 상상력을 가미했다.

배경은 엄격한 규율의 가톨릭학교, 등장인물은 4명의 남학생뿐이다. 작품은 이들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강렬한 일탈과 희열의 순간을 경험하는 내용을 그린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다루는 ‘금기’를 색다른 설정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김동연 연출은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들이 가문의 금기를 깨는 사랑을 한다면 연극 ‘알앤제이’의 학생들은 엄격한 가톨릭학교의 규율을 깨고 금기시한 책으로 연극을 한다는 점에서 연결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들이 경험하는 일탈·심리변화·해방감을 관객도 함께 영유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인 다역 연기로 전하는 ‘웃음 폭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9월 2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는 5명의 배우가 나선다. 그런데 등장하는 역할은 무려 60여명이다. 배우들은 시시각각 다른 역할로 변신해 연기를 펼친다. 때로는 성별을 무시한 역할 변신까지 선보이며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2009년 출간 이후 세계 35개국에서 1000만부 이상 판매한 동명 스웨덴소설이 원작이다. 100세 생일날 잠옷차림으로 양로원을 탈출한 주인공 알란이 우연히 갱단의 돈가방을 훔치면서 펼치는 황당한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담았다.

지이선 작가가 김태형 연출과 함께 소설을 무대화했다. 이들은 소설 속 방대한 이야기를 간결하게 압축하면서 다양한 연극적 장치로 재기발랄함을 강조했다. 지 작가는 “원작소설의 분량이 어마어마해 다양한 역할을 한 명의 배우가 소화하는 형식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며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원작에 없는 내용을 추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한 장면(사진=연극열전).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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