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를 신속하게 구해내는 나라 만들어주세요"

강원CBS 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 2018. 7. 2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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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보호 전문기관,아동학대예방사업의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운동 진행
4개의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강원도 전체 면적 관할..
상담원 한명당 4~50건의 사례관리..인력과 예산 턱없이 부족해
안정적인 예산 운용, 인프라 확대 절실
한 달에 3~4명 아동학대로 사망..예방차원의 사업 확대돼야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최원순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홍수경 작가
■ 대담 : 강원도 아동보호전문기관 권태훈 팀장

한 국가가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느냐를 보면 그 사회와 개인이 누구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말이 있죠. 그런 점에서 심심찮게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곤 하는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은 우리 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관련해서 아동이 안전한 사회·국가를 위해 보다 현실적인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운동이 시작돼 눈길을 끌고 있죠. 강원도 아동보호전문기관 권태훈 팀장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박윤경>팀장님, 안녕하세요?

◆권태훈>네, 안녕하세요?

◇박윤경>앞서 언급했지만, 아동·청소년이 국가의 바로미터다, 이런 말도 있습니다만,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의 아동정책,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아동학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있어 보이죠? 어떻습니까?

◆권태훈>맞습니다. 우리나라의 큰 고민이 출산율이잖아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국가에서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또 중요한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국가의 책임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2016년에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이가 전국에서 50명 정도 있었습니다.

2017년에도 35명 정도가 사망을 했거든요. 해마다 한 달에 3~4명 정도의 아이가 사망하는 게 현실이라는 거죠. 선진국에서는 예방차원에서 아동학대 사업이 진행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부분 사후대응책이 많이 있는 거죠. 사고가 나야 정책이 나오는 거고요.

◇박윤경>어떻습니까? 얼마 전 일련의 끔찍한 아동학대사건이 조명되면서 사회적으로 환기가 꽤 되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일선 현장에 계신 분으로 아동학대예방과 관련한 정책적 변화, 의미있는 변화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권태훈>2000년대 초반에 아동복지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우리나라 아동학대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지기 시작됐고요. 2014년 울주와 칠곡에서 있었던 아동학대 사망사건으로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만들어집니다. 국가가 아동학대를 사회복지적 관점이 아니라 범죄로 보고 강력하게 사법체계를 발동시키겠다. 그래서 현재는 아동학대 체계 내에 경찰, 검찰, 법원이 다 들어왔거든요.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에 출연한 강원도아동보호전문기관 권태훈 팀장(사진=강원CBS)

예전에 비해 처벌이 강화됐고요. 아동학대는 예방과 조기발견이 상당히 중요한데 아동학대가 의심되거나 발견되면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의무자 직군이 우리나라에 24개가 있어요. 이들에 대한 책임이나 교육이 강화가 된 것도 의미있는 변화라고 생각이 들고요.

실제 신고사례를 보면 2016년도에는 3만건, 2017년에는 3만 4천건 정도 신고가 됐어요. 아동학대가 전에는 전혀 없다가 생긴 거냐,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아요. 과거에는 발견도 안 되고 신고도 안 된 것이 그나마 수면위로 올라와 신고가 된 것이라 보거든요.

이것 역시 의미있는 변화이고요. 마지막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인데요. 과거에는 신체학대, 때리는 것만으로 신고가 이뤄졌는데 지금은 언어폭력이나 형제와 비교, 가정 폭력에 노출시키는 것을 정서학대라고 하는데, 정서학대에 대한 신고가 상당히 들어오고 있거든요. 인식이 그래도 많이 개선되고 있는 부분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윤경>아동보호와 관련한 예산이나 인프라는 충분한 편인가요?

◆권태훈>인프라는 꼭 말씀드려야 할 부분인데요. 국가 위탁을 받아서 아동학대 예방사업을 하고 있는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전국에 62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강원도의 예를 들면, 18개 시군에 전체에 4개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설치돼서 각 기관별로 4~5군데를 관할하고 있어요.

춘천·홍천·화천·양구·철원, 이렇게 다섯 개 지역을 하고 있는데요. 철원의 경우 왕복이동거리만 3시간이 넘죠. 학대가 발생되면 가정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재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비스를 해야 하는데, 기관에 근무하는 직원이 일주일에 한번 정도 가기도 힘들거든요. 인프라 중 상담원에 대한 부분이 중요한데요. 상담원 한명이 4~50개 정도의 사례를 다루고 있어요. 이 부분 또한 인프라가 상당히 열악한 거죠.

◇박윤경>예산이 충분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권태훈>2014년 특례법 시행되며 아동학대 예방사업이 국가 사업으로 환수는 됐어요. 상당히 고무적이긴 한데 예산 출처가 일반 회계가 아니라 복권기금이란 거죠.

국가에서 안정적으로 끌고 가야 하는 사업이라 한다면 기금이 아니라 일반회계로 편입을 시켜 유동성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할텐데, 복권기금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기금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하기가 어려운 사업인거죠.

◇박윤경>이렇게 되면 결국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질도 연동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권태훈>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의 전문적인 영역이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우리가 만나는 많은 분들 중에서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 분들에게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진행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은 거죠.

현장에서 폭언이나 폭행, 신변위협이 자주 발생하고 상담원에 대한 금전적 처우 등이 충분치 않아 직업적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근속연수 2년이 채 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고요. 서비스의 연속성이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고요. 남아있는 직원들도 여러 가지 상황으로 소진을 겪고 힘든 상황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죠.

◇박윤경>팀장님도 현장에 많이 나가셨을텐데, 어떤 것이 가장 힘드신가요?

◆권태훈>아동학대 사례에 국가가 강력히 개입하겠다고 하지만 현장에 나가보면 법보다 힘의 논리가 더 강조되고 있고,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경찰이나 공권력 갖는 기관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나갔을 때 "남의 가정사에 참견하느냐. 협조를 못하겠다"는 경우들이 있고요.

실제 아동학대 사망사건들을 보면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신고했음에도 그들이 거부해서 사망사건까지 일어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것은 민간차원 개입보다 국가의 강력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윤경>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찰을 대동할 수는 없는 건가요?

◆권태훈>반드시 경찰을 대동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을 대동하는 것은 신고가 들어오고 현장에 가서 조사할 경우만 동행하는 거고요. 그 이후 사례관리라 해서 아동학대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복지사가 방문해서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경찰을 대동하지 않기 때문에 거기서 누수가 생기는 거죠.

◇박윤경>거부를 하면 개입이 쉽지는 않은 거죠?

◆권태훈>거부를 한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는 친권이나 양육권의 개념이 크기 때문에 공권력으로 압력을 넣을 수 있는 제도가 아직 명확치 않고 나와있다 하더라도 정말 심각한 상황에서만 조치를 취할 수 있고요. 그렇지 않은 사례는 다 적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거죠.

◇박윤경>관련해서 청와대 국민청원이 진행되고 있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권태훈>7월16일부터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를 신속하게 구해내는 나라를 만들어주세요'라는 주제로 청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협의회를 설립했고요.
청와대 국민소통 홈페이지에서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국민청원이 진행되고있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협의회 차원에서 아동학대 예방사업의 개선을 요청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청원활동 이외에도 광화문과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릴레이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윤경>구체적으로 우리 사회 아동보호 안전망을 위해 어떤 부분의 개선을 요구하고 계신지요?

◆권태훈>아동학대 관련 예산을 보건복지부 일반회계로 전환시켜 달라는 요청이고요. 둘째는 아동보호 기간을 확충해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망을 촘촘히 만들어달라는 요청이고요. 아동보호 기관의 처우 개선, 인건비 현실화 부분도 요청을 하고 있고요.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 중 공공중심의 아동보호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거든요. 이런 부분이 민간에서 운영하는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한계를 명확히 직시하고 공공중심의 아동보호 체계가 이뤄져서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기능이 강화될수록 해달라는 게 저희의 요구입니다.

◇박윤경>춘천에서도 혹시 따로 진행하실 계획이 있으실까요?

◆권태훈>청원은 인터넷상에서 진행되고 있고 관계기관이나 많은 분들에게 퍼 나르는 상황이고요. 1인 시위의 경우 릴레이로 하고 있기에 8월17일 세종로로 가서 저희 기관에서 담당해서 진행할 것입니다.
7월17일,서울영등포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가 광화문에서 국가아동학대예방사업의 정책 및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사진=강원도 아동보호전문기관 권태훈 팀장 제공)

◇박윤경>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권태훈>제가 현장에서 11년째 근무하고 있는데요. 가장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라면 우리가 요구하는 제도개선이 11년 전에도 동일하게 있었던 거죠. 새삼스러울 것 없는 오래된 이슈들이 계속되는 것이 상당히 안타깝고요.

아무리 많은 제도가 만들어져도 그것을 움직이는 건 결국 사람이잖아요.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시스템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번 청원으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국민청원이 30만명이상 돼야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요. 아동학대·아동의 권리·아동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같이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윤경>말씀 고맙습니다.강원도 아동보호전문기관 권태훈 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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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 cw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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