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화영' 김가희 "'연기 도둑'이란 수식어 듣고 싶어요"
반짝이는 ‘중고 신인’을 발견했다.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력과 도화지 같은 이미지, 폭팔력까지 지닌 배우 김가희가 그 주인공이다. 연극무대서 오랜 시간 틀을 다져온 그는 영화 <박화영>(감독 이환)에서 주인공 ‘박화영’ 역을 맡아 그 꽃을 활짝 피웠다.
“<박화영>은 제게 배우로서도 자랑스러운 기록으로 남을 것 같아요. 정말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다 쏟아부었거든요.”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캐릭터를 위해 20kg을 4개월 만에 증량했고, 긴 머리카락도 싹둑 잘랐다. 여배우로선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터.
“전 오디션에 적합한 배우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적었고요. 그런데 이환 감독이 절 좋게 봐줘서 이 좋은 작품에 출연할 기회를 준 거잖아요. 저 역시 틀에 갇히지 않고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싶었죠.”
김가희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박화영>을 찍은 소감과 앞으로 계획 등을 소탈하게 풀어놨다.

■“‘박화영’에게서 연기하려고 버둥거렸던 제가 보이더라고요.”
수년간 대학로서 연기 경력을 쌓았지만, 극 중 엄마에게 적대감을 가진 채 친구들의 ‘엄마’를 자처하는 ‘박화영’이란 인물을 형상화하기란 쉽진 않았을 터였다.
“전혀요. 시나리오 안에 ‘박화영’에 대한 정보가 많았거든요. 여러 번 읽으면서 ‘박화영’이 되려고 노력했죠. 다행히 엉뚱하고 ‘웃픈’ 매력이 실제 저와 비슷해서 그것도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오디션 중 재밌는 일화도 소개했다.
“처음 <박화영>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연락 받았을 때 전 캐스팅 될 거란 생각을 전혀 못했어요. 그래서 1차 오디션을 완벽하게 망했죠. 다행히 이환 감독이 제가 당황스러워 하는 행동과 표정을 마음에 들어해 다시 한 번 기회를 줬어요. 2차 부터는 정말 욕심이 나서 최선을 다했고요.”
하지만 이후 이 감독은 촬영장에서 김가희의 오디션 실수를 두고 은근히 놀리기도 했다고.
“이환 감독이 그러더라고요. ‘연기를 제일 잘해서 뽑힌 게 아니라는 건 알지? 박화영과 제일 닮아서 뽑은 거야’라며 웃는 거예요. 처음엔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어요. 하하. 그러다가 어느 날 ‘김가희 아니면 <박화영> 못 찍었다’는 말을 듣고 크게 감동했어요. 배우로서 값진 노력을 해냈구나 싶어서요.”
<박화영> 속에서 자신의 모습도 발견했다는 그다.
“물론 박화영처럼 비행청소년으로 살진 않았어요. 그럼에도 그의 삶에 공감했던 건 연기하려고 희생했던 부분이나 자존감이 낮았던 제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죠. 버둥거렸던 도전이 비치더라고요.”

■“27살에 첫 장편 주연, 조급해하지 않으려고요.”
첫 장편 주연이다. 게다가 스크린 신고식이라 말해도 무방하다. 배우로서 27살에 얻은 결과물이라면, 조금 느린 속도가 아닐까.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저었다.
“전 이전에도 느리게 가자고 생각했어요. 40살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안 되면 그때 생각하자고요.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직업을 갖고 싶어서 배우를 택했고, 조금이라도 소통이 된다면 충분하다고요. 남들보단 느리게 돌아가도 내 소신이 맞다고 생각하며 걸어가고 있어요.”
자신의 얼굴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한다고 털어놨다.
“솔직히 전 인형 같은 외모는 아니에요. 좀 더 예뻐지고 싶다는 욕심이 나기도 하지만, 그러면 제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릴 것 같더라고요. 또 <박화영>을 보면서 그런 메시지도 얻을 수 있잖아요. 저처럼 예쁘지 않은 배우도 이렇게 좋은 영화의 주연을 할 수 있다는 걸요. 제가 참 잘 참고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첫 발을 잘 내디뎠으니,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설렘 반, 두려움 반이라며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박화영>으로 제 모든 걸 보여줬으니, 이젠 다른 작품에서 뭘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 행보를 굉장히 신중하게 결정하려고요. 다른 건 몰라도 지금처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치열하게 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렇다면 배우로서 탐이 나는 수식어가 있을까. 뭐라고 불리고 싶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씨익 웃는 그였다.
“‘연기 도둑’이요. 하하하. <박화영> 찍으면서 배우들끼리 모니터링을 하면서 서로 평가를 했는데, 제 장면을 보면서 누군가 ‘연기 도둑 납셨다’고 한 말이 참 기분 좋더라고요. 대중에게 그런 말 한마디만 듣는다면 연기하는 보람을 아주 크게 느낄 것 같아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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