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워마드 "홍대 누드모델 아니면 말고", 엉뚱한 사람 신상털고 아들에도 악플
[동아일보]

○ 정보 공개된 가족까지 공격
하지만 본보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A 씨는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피해자가 아니었다. A 씨는 서울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한 사람의 개인 신상이 워마드 게시판에 무단 유포된 것이다. A 씨는 본보 인터뷰에서 “평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 일상과 아이의 사진을 올리곤 했다. 이제는 무서워서 SNS를 못 하겠다”고 토로했다.
워마드 사이트에는 12일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A 씨 신상 관련 글이 10여 개 올라왔다. 12일 오후 11시 반경에는 A 씨의 SNS에 게시됐던 사진과 홍익대 누드모델의 사진을 함께 올려 비교하며 ‘A 씨=홍익대 누드모델’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후 워마드에는 A 씨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주소와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 등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는 A 씨의 신상정보가 모두 공개됐다. 심지어 A 씨의 사진을 편집해 영정사진 모양으로 만들어 올리거나 ‘A 씨와 통화를 했다’고 주장하며 A 씨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욕설을 한 글도 있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A 씨 7세 아들의 사진 등 가족의 정보까지 공개됐다는 점이다. A 씨 SNS에 올라와 있던 A 씨 아들의 사진과 함께 ‘자기 아빠 닮아서 역겹게 생겼다. 성폭행하고 싶다’는 등의 글을 적었다. A 씨는 “아내가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며 우려했다.
○ 아이 추가 피해 우려에 피해자 가족 냉가슴
A 씨 가족은 모르는 번호에서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에 예민한 상태다. A 씨는 “13일 새벽부터 전화와 문자가 여러 개 왔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회원들 같다”고 했다. A 씨는 “당시 받았던 전화에서 상대방이 ‘채팅방 올라온 번호 맞죠’라고 했다”고 말했다. 워마드에 게시된 A 씨 신상 관련 글에는 ‘이 번호를 채팅 사이트에 올리자’는 내용도 있었다.
A 씨 가족은 피해를 공론화하기 두렵다고 했다. A 씨는 “아이가 추가로 피해를 입을까 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가 없다”며 “피해자가 숨어야 하는 이 상황이 억울하고 분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A 씨는 16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해당 게시물 작성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이 게시물을 작성한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워마드 사이트에 가입할 때 신상을 적지 않아 글쓴이를 특정하기 어렵고, 운영자가 누구인지 모호하다”며 “사이트가 해외 서버를 사용하고 있어 압수수색도 어렵다”고 말했다. A 씨는 워마드에 게시된 자신과 관련된 글에 대한 접속을 막아달라는 진정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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