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 미세먼지까지..창문도 못 열어 힘들어요"
“요즘 같은 찜통더위에 미세먼지 무서워 창문도 못 열고… 정말 죽을 맛이네요.”
부산에 사는 주부 정하경(35·가명)씨는 폭염특보가 내린 한낮에도 창문을 열지 못한다. 요 며칠 초미세먼지(PM2.5)가 ‘나쁨’ 수준을 보일 정도로 대기질이 악화해서다. 올 초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한 정씨는 “여름이면 미세먼지에서 해방될 줄 알았는데 더위와 미세먼지가 동시에 들이닥치니 너무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전국에 가마솥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은 “티베트에서 넘어온 뜨거운 공기가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에 힘을 보태면서 당분간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올라 매우 덥겠다”고 전했다.
펄펄 끓는 가마솥더위는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울산 등 경남지역과 부산, 대구는 때아닌 미세먼지까지 시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통상 7월은 연중 PM2.5 농도가 최저로 떨어진다. 여름에는 남동풍이 주로 불고, 바람이 없는 날도 대기 상하층 간 연직순환이 활발해 먼지가 금세 흩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은 지난 14일 PM2.5 일평균 농도가 31㎍/㎥로 전국 평균(15㎍/㎥)을 두 배 이상 웃돌았고, 15일과 16일에도 각각 34㎍/㎥, 33㎍/㎥을 기록했다. 이날도 오후 3시 현재 45㎍/㎥까지 올라간 상태다.

이는 우리나라 중부지방 다른 도시는 물론 중국의 베이징(오후 3시 시간평균 19㎍/㎥), 광저우(″28㎍/㎥)보다도 짙은 농도다.
상식에 반하는 현상이 연일 이어지자 국립환경과학원도 이날부터 원인 분석에 나섰다.
과학원이 의심하는 첫 번째 이유는 해륙풍이다.
바닷가에서는 낮에는 바다에서 육지로, 밤에는 육지에서 바다로 바람이 분다. 이로 인해 밤 사이 바다로 오염물질이 잠시 빠져나갔다가 해가 뜨면 바다 위에 머물던 먼지가 다시 육지로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예년 7월 이 일대 PM2.5 농도는 20㎍/㎥ 안팎이었던 만큼 해륙풍만으로 최근 고농도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과학원 관계자는 “기류상의 원인 외에 혹시 그쪽에서 오염물질 배출량이 갑자기 늘었는지 함께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주에는 ‘화산재 변수’까지 등장했다. 기상청은 “16일 오후 3시쯤 일본 규슈의 사쿠라지마 화산이 분화했다”며 “이번 분화는 양이 적어 국내 영향은 없는 편이지만, 계속 남동풍이 불고 있는 만큼 추가 분화가 일어나면 제주도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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