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점유율 축구 시대는 끝난걸까..전술 대세는 실리와 역습
승부의 세계에선 살아남는 자가 강자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팬들을 매료시키는 기술 축구보다는 실리 축구가 흐름을 주도했다.
프랑스가 과거 자신을 상징하던 ‘아트 사커’를 버리고 수비를 강조한 실리 축구로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20년 만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게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앙투안 그리즈에만(27·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폴 포그바(27·맨유), 킬리안 음바페(19·파리 생제르맹) 등 쟁쟁한 스타들을 보유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철저하게 실리적으로 접근했다. 위험천만한 도전적인 공격보다는 안정적인 수비, 볼 점유율보다는 압박에 이은 역습, 그리고 그 압박과 수비를 90분 내내 유지할 수 있는 체력과 집중력에 초점을 맞췄다.

16일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전이 그랬다. 프랑스는 전반 슈팅이 단 1개에 그칠 정도로 크로아티아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정작 스코어는 2-1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한 그리즈에만의 날카로운 프리킥과 페널티킥을 유도한 코너킥은 실리 축구의 상징이나 다름 없다. 상대가 지친 후반에는 거침없는 역습으로 2골을 보태 4-2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날 프랑스의 볼 점유율은 고작 39%. 4년 전인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이 우승할 당시 60%의 볼 점유율로 아르헨티나를 압도한 것과 비교하면 그 변화가 눈에 띈다.
실리 축구가 새 흐름으로 자리잡은 것은 러시아월드컵 대회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나 다름없다.
화려한 기술을 자랑하는 스페인은 러시아와의 16강전에서 79%의 볼 점유율에도 승부차기로 탈락했고,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평균 72%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80년 만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평균 66%의 아르헨티나는 힘겹게 16강에 올랐지만, 프랑스가 구사한 실리 축구의 벽을 넘지 못했다. 프랑스와의 4강전에서 0-1로 패배한 직후 실리 축구를 비판했던 벨기에도 정작 8강전에선 브라질을 상대로 같은 전술로 이겼다.
실리 축구가 대세로 자리매김한 배경은 주도권을 내주는 것이 승리와는 상관이 없다는 점이 증명됐다는 게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월드컵 직전에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 모두 실리 축구의 대명사였다. ‘축구 동화’로 화제를 모았던 레스터시티의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도 실리 축구가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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