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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독]"'하위층 소득 감소폭 사상 최대' 통계청 발표 부정확"

입력 2018. 7. 16. 11:56 수정 2018. 7. 1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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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연·보건사회연, 청와대에 보고서
표본 4천여개→6천여개로 늘리며
소득낮은 1인·노인가구 대폭 추가
"소득주도성장 실패 단정 성급" 지적
작년 조사 동일가구만 비교할 땐
각각 0.5% 감소·1.9% 증가로 바뀌어
통계청 "1분기 발표 때 설명 부족"

[한겨레]

※ 그래프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올해 1분기에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한해 전보다 8%나 줄었다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담긴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가 청와대에 제출됐다. 지난 5월 말 통계청 발표 이후 쏟아진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동으로 이달 초 청와대에 제출한 ‘2018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검토’ 보고서를 보면, 통계청이 올해 1분기에 조사한 표본 가구는 모두 6610개(응답 기준)인데, 이 가운데 2703개(40.8%)는 지난해 조사 때와 동일하고, 나머지 3907개(59.2%)는 새로 추가됐다. 통계청의 표본 교체는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올해는 교체 폭이 이례적으로 컸고 새로 추가된 표본에 소득이 낮은 가구가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최하위 소득 10%에서 추가 표본의 비중은 71.8%로, 다른 소득 분위의 추가 표본 비중(50%대)보다 훨씬 높다”며 “이는 추가 표본에 소득이 매우 낮은 1분위 가구가 많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전체 가구의 소득증가율이 실제보다 낮은 것처럼 보이고, 특히 최하위 소득은 대폭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어 보고서는 “통계청 조사 표본에 근거하면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명목 기준·1인 가구 포함)이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에 그치지만, 지난해 조사 때와 동일한 가구들만 비교하면 증가율이 4배 가까운 7.8%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통계청 조사 표본에 근거하면, 소득이 적은 하위 10%와 하위 10~20% 가구의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1%, 13.2%나 크게 감소했지만, 지난해 조사 때와 동일한 가구만 놓고 비교한 결과에서는 하위 10%는 0.5% 감소에 그치고, 하위 10~20% 소득은 오히려 1.9%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차이는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및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계청은 5월 말 당시 소득 하위 20% 가구(2인 이상 가구 기준)의 소득이 1년 전보다 8% 줄어든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인데다, 상위 20% 가구와의 격차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도 역대 최고치인 5.9배로 벌어졌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이와 관련해 노동연구원은 “통계청 조사 결과를 재검토하면, 평균 가구 소득 증가율이 많이 높아지고, 최하위 소득집단의 소득이 많이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분배가 악화한 것은 고소득 가구의 소득 증가 폭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보수 진영에서 강조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잃었다거나 자영업자의 소득이 감소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다”며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구 소득이 예년보다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근거도 사라진다”고 밝혔다.

통계청의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 이후, 청와대는 최저임금 인상 및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실패했다는 거센 비판에 시달렸고, 급기야 정책 책임자인 홍장표 경제수석이 경질되는 홍역을 치렀던 터라 이 보고서에 대한 후속 조처를 놓고 고심 중이다. 또 기획재정부는 통계청을 상대로 경위 파악에 나섰다. 통계청 고위 관계자는 “표본 차이로 2017년과 2018년을 시계열로 연결해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한 점이 있는데, 발표 당시 이런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부주의가 있었다고 청와대와 기재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한신대 전병유 교수(경제학)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실패했다는 일부의 비판이 너무 성급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라며 “통계청 조사 분석에 대한 정확한 경위 파악과 정책적 의미에 대한 분석이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이 조사 표본을 대폭 바꾼 것은 정권 교체기에 조사의 존폐를 놓고 정부 방침이 바뀐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이 많다. 통계청은 2016년 가계동향조사를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한 뒤, 2017년 조사에선 표본 수를 기존 7천여개에서 4천여개로 대폭 줄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조사를 계속하기로 방침이 바뀌면서 표본 수를 4천여개에서 다시 6천여개로 대폭 늘렸다. 다만 통계청은 “2018년 표본에 1인 가구 및 고령가구주 비중이 급격히 증가해 지표 신뢰성에 대한 의심이 나와, 소득분위별로 유지표본과 신규표본의 평균 비율만큼 반영되는 경우 등을 다시 계산해봤다. 모든 경우에서 올해 1분기 소득부문 조사 결과와 수준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인 추세는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했다. 통계청은 다음달 23일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 때는 이런 유의점을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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