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음란물 명칭' 성인용품, 소셜커머스서 버젓이 판매..업체·당국 "문제 없다"

김지혜 기자 2018. 7. 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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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2일 쿠팡 검생창에 ‘로리’를 입력해 검색된 판매 페이지 일부.

아동 음란물을 연상케하는 성인용품이 쿠팡 등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방심위 측은 아동 대상 음란 행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규제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12일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로리’(미성년 여성에게 이상 성욕을 갖는 현상을 이르는 ‘로리타 콤플렉스’의 줄임말)라는 단어가 상품명에 포함된 남성 전용 성인용품이 쿠팡 등의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판매되고 있음을 알리는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여성 아동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성인용품이 인터넷상에서 공공연하게 팔리고 있음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아동 포르노 유포와 다를 것이 무엇이냐”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쿠팡 검색창에 ‘로리’를 입력하니 130여개의 성인용품 판매 페이지가 검색됐다. 성인 인증을 한 후에 확인할 수 있는 판매 페이지에서는 “성숙 로리” “상자 속의 로리” “망상 로리”라는 상품명으로 남성 자위기구들이 팔리고 있었다. 이중에는 쿠팡이 미리 물건을 사입해 고객에게 빠르게 배송하는 ‘로켓배송’ 상품도 다수 발견됐다.

검색된 상품의 포장 박스에는 반나체거나 짧은 치마를 입은 미성년 여성 캐릭터 이미지가 전면에 부각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몇몇 상품에는 여성 캐릭터가 눈물을 흘리며 다리를 벌린 채 속옷을 드러내는 이미지까지 사용됐다. 상품 소개란을 보면 “미성숙한” “미개발된” “탄력 있는 로리스러움” 등의 표현으로 성인용품에 대한 설명이 기재됐다.

소개란 말미에 “본 캐릭터는 아동이 아닌 성인 캐릭터를 작게 묘사한 제품입니다”라는 설명이 적힌 성인용품도 팔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 성인용품의 상품명은 ‘상자 속의 로리(Girl in the box)’로 ‘여아가 강제로 상자 속에 갇혔다’는 컨셉과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용품 자체도 어린 아이의 몸과 성기를 본뜬 듯한 모양이었다.

지난 12일 쿠팡 성인용품 판매 페이지에 게시된 박스에 갇힌 듯한 여성 이미지

이러한 사실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이런 것을 팔고 사는 사람 모두 소아성애자인데 왜 법적으로 제재하지 않느냐” “로켓배송 상품이면 쿠팡이 직접 매입해두고 있다는 뜻인데 쿠팡도 책임을 져야 한다” “경찰과 방심위에 신고하겠다”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 최석봉 변호사는 “문제가 된 상품들에 나와 있는 이미지와 ‘로리’라는 표현, 상품 설명 등을 볼 때, 아동에게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이 포함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상품을 인터넷상에서 판매·유통하는 것은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넷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단속하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은 상품에 사용된 이미지가 아동·청소년이라고 확정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이미지에 음란 행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상품을 불법 정보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방심위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된 이후 위원회에서 판단을 해볼 일이지만,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규정되려면 이미지에 음부가 노출 되는 성행위나 자위 행위를 하는 등의 장면이 포함되어야 하고, 그 대상이 명백한 아동·청소년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상품들 같은 경우에는 ‘로리’라는 단어가 있긴 하지만 아동을 표현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면서 “판매자가 성인 인증이라는 여과 장치를 갖춘 데다가, 여태까지 비슷한 종류의 상품 판매자가 형사처벌을 받은 케이스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될 소지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쿠팡 측도 문제가 된 상품 판매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쿠팡 관계자는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유해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별도의 인증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문제되는 상품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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