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 폭력성·뇌기능 개선할 수 있다"
[경향신문] 서울대병원 김붕년 교수팀 ‘공감’ 기반 프로그램, 치료대상자 폭력성↓·뇌기능↑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팀(김인향·강윤형·권국주·최지현·이고은 연구원)은 공감에 바탕을 둔 ‘분노충동조절 치료프로그램’이 학교폭력 가해청소년의 행동·정서·뇌기능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팀이 2014년부터 개발한 ‘공감증진기반 분노 및 충동조절 장애청소년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은 학교폭력 가해자의 왜곡된 인지를 ‘공감’에 바탕을 두고 개선하는 프로그램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충동성과 공격성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의사소통기술 등도 훈련한다.
연구팀은 현재까지 전국 400여명의 학교폭력 가해청소년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중 연구대상자로 선정된 24명의 중고등학생에게는 매주 2회씩 8주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전후 임상 및 신경심리검사와 뇌영상촬영을 시행했다.
그 결과, 부모가 자녀를 평가하는 부모평가척도에서 학교폭력과 관련된 4개 항목 ▲비행 ▲공격성 ▲내재화(불안, 우울 등이 내면에 잠재화) ▲외현화(과잉충동행동 등을 밖으로 표출) 점수가 치료 전보다 치료 후에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비행성향이 강한 청소년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비행행동을 많이 한 군은 그렇지 않은 군보다 모든 항목의 점수가 더 크게 개선됐다.
프로그램은 동시에 뇌기능개선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뇌영상촬영 결과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들의 전두엽과 두정엽 신경회로가 활성화됐음을 확인했다.
전두엽은 뇌에서 충동·공격성을 조절하고 공감능력을 담당하며 두정엽은 상대방의 얼굴표정과 관련된 감정을 해석하는 부위다. 두정엽의 기능이 떨어지면 상대방의 표정을 나쁜 쪽으로 해석하기 쉽다. 두 부위의 신경회로가 활성화되면 공격성은 줄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공감하는 능력은 높아진다.

김붕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체개발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폭력 가해자의 공감능력을 향상시키고 충동·공격성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라며 “특히 공감, 공격성·충동성 조절과 관련된 뇌기능이 동시에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청소년 치료프로그램 개발과 효과성 검증연구의 새로운 기점이 될 것”이라며 “또 분노조절장애, 충동공격성 문제 등으로 고통받는 소아청소년과 성인에게 치료대안을 제시했으며 가해학생에 대한 실질적 해결책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신경정신약물학 & 생물학적 정신의학의 진보’ 최근호에 게재됐다.
<헬스경향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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