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러시아 외교관 2명 추방·2명 입국 금지"(종합)
러시아 즉각 반발.."그리스 외교관 2명 맞추방"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가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추방하고, 다른 2명은 입국 금지했다고 그리스 현지 신문이 보도했다.
일간 카티메리니는 11일 이들이 외교관으로서 지위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그리스 정부가 이같이 조처했다고 전했다.
해당 러시아 외교관은 러시아의 안보를 이유로 그리스가 마케도니아와 지난달 체결한 마케도니아 국명 변경 합의안을 약화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 그리스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그리스 정부가 지난 6일 러시아 측에 외교관 추방 조치를 통보했으며, 이들이 짐을 쌀 며칠 간의 말미를 줬다고 밝혔다.
추방되는 외교관들은 그리스가 마케도니아와 맺은 국명 변경 합의에 대한 반대 시위에 연루됐고,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디미트리스 차나코풀로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그리스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이 불법 행위를 하고, 그리스를 모독해 추방을 결정했음을 시사했다.
차나코풀로스 대변인은 현지 스카이 TV에 "그리스로서는 국제법을 어기고 그리스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부적절한 행위를 한 러시아 외교관들에 대해 합당한 모든 조처가 취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그리스의 이런 조치에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관례에 따라 비슷한 상황에선 상응하는 답이 뒤따른다"면서 같은 수의 러시아 주재 그리스 외교관을 맞추방할 것임을 예고했다.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 안드레이 클리모프는 "러시아도 그리스 외교관 2명을 맞추방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대응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자국 외교관의 활동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 대다수가 동방 정교회 신자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그리스와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한 터라 이번 외교관 추방 사태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그리스는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암살 시도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로 지목하며 서방이 줄줄이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할 때도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
양국의 우호는 그리스와 마케도니아의 오랜 국명 분쟁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는 것과 맞물려 균열이 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을 둘러싸고 27년째 갈등을 빚어온 그리스와 마케도니아는 지난달 마케도니아의 이름을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으로 바꾸는 역사적인 합의안에 서명, 현재 양국 정부가 각각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마케도니아로서는 국호를 바꾸기로 하면서, 그동안 그리스의 반대로 좌절됐던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절차를 개시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나토의 팽창이 자국의 안보를 직접 위협한다고 간주하는 러시아는 작년 몬테네그로에 이어 발칸 반도의 전략적 요충지인 마케도니아까지 나토 편입이 유력해지자 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
한편, 북부에 마케도니아 주(州)라는 지명을 가진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이 알렉산더 대왕을 배출한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지에 대한 영유권을 내포하고, 그리스 역사를 도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웃 나라의 국호를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새로운 국호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마케도니아는 올해 가을 국민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이어 그리스 의회가 합의안을 비준해야 한다.
하지만 양국 모두에서 야권이 이번 합의안에 반발하고 있는 데다, 새로운 국호에 반감이 있는 양국 국민의 시위가 이어지는 탓에 국호 합의안 발효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오른쪽)와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가 지난 달 마케도니아 국호 개정과 관련한 합의안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7/12/yonhap/20180712003835650iorq.jpg)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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