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밤 '탈리스커'로 만든 하이볼의 감칠 맛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66] 내가 삼킨 것이 술인가, 불인가. 몰트 위스키 '탈리스커10'의 별명은 '입안의 폭발'이다. 일단 맛을 보면 그 별명을 곧바로 납득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강렬함이 탈리스커의 전부는 아니다. 탈리스커는 진하고 개성 있는 풍미 속에 슬쩍 달콤하고 향기로운 것을 숨겨 놓았다.
탈리스커는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에서 빚는다. 증류소는 바다와 맞닿아 있다. 탈리스커 포장에 암벽에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를 그려넣고 'Made by The Sea'라고 새긴 것은 이런 지형적 특성 때문이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숙성해서일까, 탈리스커에서는 신선한 바닷물 맛이 난다.
탈리스커는 진한 피트의 훈연향으로 유명하다. 그 개성 때문에 탈리스커에 한번 맛을 들인 술꾼들은 도무지 거기에서 헤어 나오지를 못한다. 한 애주가는 탈리스커를 평양냉면에 비유했다. 그는 "왜 평양냉면 처음에 먹으면 맛있는지 모르고 먹다가 어느새 중독되잖아. 탈리스커도 그래. 오히려 처음에는 별로라고, 이상하다고들 해. 하지만 일단 인이 박이면 탈리스커만 찾아"라고 했다.
맛을 보자. 코르크 마개를 열면 피트향이 쏟아져 나온다. 탈리스커는 적당한 캐러멜 빛을 낸다. 너무 진하지도 흐리지도 않다. 잔에 코를 박으면 피트향이 소용돌이친다. 냄새만 맡아도 예사 술이 아니라는 느낌이 온다.
혀끝에서도 과연 피트향이 도드라진다. 그리고 상당히 짜다. 입이 달아오른다. 탈리스커가 혀를 따라 목젖을 향해 미끄러진다. 감귤향과 흙냄새가 조화를 이룬다. 삼키기 직전에는 캐러멜과 벌꿀의 달콤함이 느껴진다. 꿀꺽 삼키면 바닷물의 짭쪼름함과 피트향이 올라온다. 콧구멍으로 뜨거운 기운이 빠져나간다. 거기에 화사한 꽃향기가 섞여 있다. 언뜻 바닐라향도 난다.
무더운 여름밤, 탈리스커로 하이볼을 만들어 마셔도 좋다. 탄산수의 청량함이 탈리스커의 피트향과 묘하게 어울린다. 톡톡 터지는 탄산 사이로 탈리스커가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그게 꽤 괜찮다. 탄산수 종류, 탄산수와 탈리스커 비율은 그날 본인 몸 상태에 따라 정한다. 조용하게 즐기고 싶을 땐 입자가 고운 탄산수를 고른다. 개인적으로는 산펠레그리노가 좋다. 센 자극이 필요할 때는 탄산 입자가 거친 탄산수를 고른다. 개인적으로는 초정탄산수가 좋다. 나는 보통 술 1대 탄산수 4 정도 비율로 하이볼을 만든다. 탈리스커는 워낙 향이 개성적이라 더 연하게 타도 괜찮다. 술 1대 탄산수 5 비율에서도 그 풍미를 잃지 않는다.

레몬을 넣으면 맛이 배가된다. 레몬보다는 못하지만, 레몬 원액은 꽤 훌륭한 대안이다. 평소에 잘 먹지도 않는 레몬을 사뒀다가 상해서 버리느니, 유통기한이 1년도 넘는 레몬 원액을 쓰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탈리스커는 알코올 도수 45.8도다. 보통의 위스키보다 5.8도 독하다. 700㎖ 한 병에 약 6만5000원. 다시 살 의향이 있다.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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