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사린 테러'의 '옴 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23년 만에 사형 집행
[경향신문]
1995년 사상 최악의 지하철 사린 테러 사건으로 세상을 경악하게 한 일본 신흥종교 단체 ‘옴 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본명 마쓰모토 지즈오·63) 등 7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고 NHK가 6일 전했다. 사린 테러 사건 등으로 아사하라를 비롯해 옴 진리교 전 간부 등 13명이 사형 판결을 받았지만 사형이 집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HK에 따르면 아사하라에 대한 사형 집행은 이날 오전 도쿄구치소에서 이뤄졌다. 1995년 5월 아사하라가 체포된 지 23년만이다.
아사하라는 1989년 사카모토 변호사 가족 3명 살해 사건, 1994년 나가노(長野)현 마쓰모토(松本)시 사린 사건, 1995년 지하철 사린 사건을 일으킨 주모자로 2006년 사형 판결을 받고 도교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다. 이노우에 요시히로(井上嘉浩), 하야카와 기요히데(早川紀代秀) 등 옴 진리교 전 간부 6명도 이날 사형이 집행됐다.
지하철 사린 사건은 옴 진리교 신자들이 1995년 3월 도쿄 지하철 3개 노선, 5개 차량의 출근길 승객에게 맹독성 사린가스를 뿌려 13명을 죽이고 5800명 이상(일본 공안조사청 집계)을 다치게 한 사건이다. 종말론을 신봉하던 이 단체의 신도들은 몇 차례 저지른 살인사건에 대해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져 오자, 수사의 눈길을 돌리기 위해 아사하라의 지시로 이런 테러를 저질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사하라는 지하철 사린 사건을 비롯한 총 13건에 관여했다. 이들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9명(2명은 아사하라 기소 뒤 사망), 부상자는 6500여명에 달한다. 아사하라를 비롯한 옴 진리교 관계자 192명이 기소됐으며 이 중 13명이 사형 판결을 받았다.
1984년 종교·요가 서클 ‘옴 신선회’를 창설한 아사하라는 1987년 ‘옴 진리교’로 개칭, 신비체험 등을 통해 신자수를 급속히 불렸다. 그는 특히 최후의 전쟁인 아마겟돈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신도들의 위기감을 부추기고, 야마나시(山梨)현의 사티안이라는 시설에서 급속히 무장화를 진행하고 사린 가스를 비밀리에 제조했다. 1994년 최초의 무차별 살인 사건인 마쓰모토 사린 사건을 일으켜 8명이 사망하고 140인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1995년에는 도쿄의 공증사무소 사무장 납치사건을 일으켜 경찰의 조사가 본격화됐다. 그해 3월20일 지하철 사린사건 후 경찰이 옴 진리교에 대한 일제 수색에 들어갔고 아사하라는 2개월 뒤 교단 시설의 비밀방에 숨어 있다가 체포됐다.
옴 진리교는 1995년 법원의 명령에 의해 해체됐지만, 일부 신도들은 ‘알레프’ 등으로 이름을 바꿔 활동하고 있으며 아사하라를 신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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