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구속영장 기각..한진 총수 일가 구속 기각 네번째
[서울신문]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등의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6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피의 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와 관련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로써 조양호 회장의 둘째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조현민 전 전무와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씨에 이어 조양호 회장까지 한진 총수 일가에 대해 신청 또는 청구됐던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됐다.
1999년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조양호 회장은 19년 만에 다시 구속될 위기를 일단 피하게 됐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조양호 회장은 부친인 고 조중훈 전 회장의 외국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내지 않은 의혹을 받아왔다. 조양호 회장과 그 남매들이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양호 회장이 해외금융계좌에 보유한 잔고 합계가 10억원을 넘는데도 과세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국제조세조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상속세 포탈 부분은 공소시효 등 법리적 문제가 있어 영장범죄사실에 적시하지 않았다.
조양호 회장은 일가 소유인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이른바 ‘통행세’를 걷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기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가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싸게 사들였다가 비싼 값에 되파는 ‘꼼수 매매’로 90억원대에 달하는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2015년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처남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을 당시 자신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급하게 하고,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때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재판에서도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내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조양호 회장은 2000년부터 인천 중구 인하대 병원 근처에 약사와 함께 ‘사무장 약국’을 열어 운영하고 수십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도 있다.
앞서 이명희씨는 ‘갑질 폭행’ 의혹과 ‘불법 고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조현민 전 전무의 경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반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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