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ild Up Korea 2018 >대륙 잇는 세계최장 현수교.. 설계·시공·운영까지 '多 잇다'
- ④ 대림산업, 터키 차나칼레 대교 프로젝트
해상 특수교량 독보적 기술력
국가지원 日업체 이기고 수주
‘디벨로퍼’로서 금융까지 맡아
한국·중국·터키은행까지 동참
“한국형 현수교로 경쟁력 강화”
국내외 건설산업의 위기 속에서도 해외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투자로 성과를 내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선진 건설 사업 분야에 진출해 디벨로퍼(종합 개발 운용 사업자)로서 투자와 조달, 건설·운영까지 도맡으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세계 최장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차나칼레 대교)의 사업권을 확보했고, 미국 오하이오주 석유화학단지 개발 투자 약정, 호주 퀸즐랜드주 석탄화력발전소 인수 등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1월 SK건설과 터키 업체 리막, 야피 메르케지와 컨소시엄을 이뤄 터키 국영 도로공사가 발주한 차나칼레 대교를 수주했다. 총 사업비 3조5000억 원 규모로 3.6㎞ 길이의 현수교와 85㎞ 길이의 연결도로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터키의 다르다넬스 해협(에게해와 마르마라해 사이 해협)을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차나칼레 대교는 준공 후 세계에서 가장 긴(2023m) 현수교(懸垂橋)가 된다. 현수교는 주탑 사이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케이블에서 수직으로 늘어뜨린 강선에 상판을 매다는 방식의 교량이다.
지난해 4월 착공해 공사를 진행 중인 차나칼레 대교는 민간투자 방식으로 대림산업은 시공뿐만 아니라 16년 2개월 동안 최소운영수익을 보장받으며 운영을 맡는다. 대림산업은 이 사업에서 EPC(설계·시공·조달)뿐만 아니라 금융조달, 준공 후 운영까지 담당하는 디벨로퍼로 참여했다. 총 사업 기간은 16년 2개월이다.
대림산업은 지난 3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를 비롯해 국내외 은행들로 구성된 대주단과 금융약정을 체결하면서 안정적으로 사업비를 확보했다. 프로젝트 사업비 31억 유로(약 4조 원) 중 23억 유로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조달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을 비롯해 SC은행, ING은행, 중국공상은행, 터키 가란티은행 등 총 21개의 금융기관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차나칼레 대교는 입찰 당시 세계 최장 현수교 건설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수많은 글로벌 업체가 참여해 수주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일본의 공세가 심했다.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013년과 2015년 터키를 잇달아 방문해 인프라 사업 수주전에 나서는 등 전폭적인 지원 활동을 펼쳤다.
그럼에도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수주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해상 특수 교량 기술력이 밑바탕이 됐다. 1300m 이상의 현수교 시공 실적이 요구되었던 만큼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었는데 대림산업의 2013년 이순신대교(전남 여수~광양) 준공 등 다양한 현수교 건설 실적이 역할을 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국내 최초, 세계에서 6번째로 자국의 기술만으로 현수교를 짓는 데 성공한 점이 차나칼레 대교 수주전에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국내 초장대 교량 건설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현수교 기술력은 글로벌 톱5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건설한 이순신대교의 주경간장의 길이는 무려 1545m로 일본의 아카시대교 1991m, 중국 시호우먼교 1650m, 덴마크의 그레이트 벨트교 1624m, 터키의 오스만 가지교 1550m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긴 현수교에 해당한다. 이번에 터키 차나칼레 대교를 준공하면 주경간장 길이가 2023m에 이르러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
현수교는 현존하는 교량 중 가장 긴 경간장(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을 확보할 수 있다. 육지와 바다, 공중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최첨단 토목기술과 구조 공학 등이 필수적이다. 시공 및 설계 기술 난도가 가장 높아 토목공학의 꽃으로도 불린다. 실제로 현수교 설계, 시공 및 유지·보수까지 모든 부분을 자국 기술로 소화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등 소수에 불과하다. 한국도 이순신대교 건설 이전에는 모든 현수교 공사를 외국의 기술과 장비, 기술진에 의존했다. 총 공사비 가운데 약 10%가 외국으로 유출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특수교량 수요가 많은 유럽과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효율적인 물류체계 구축을 위해서 해상 특수교량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주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 유럽 건설사가 주도하고 있는 해외 해상 특수교량 시장에서 한국형 현수교의 원천 기술을 토대로 경쟁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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