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같은 미성에 통기타 치고.. '프랑스 아이유' 뜨자 신촌이 들썩
"그리고 너와 나, 오 모든 것이 좋을 거야(Et toi et moi, oh ça ira)."
160㎝ 작은 키에 소녀 같은 미성, 하지만 힘껏 실어낸 뱃심과 기타를 치는 손은 다부졌다. 지난 23일 서울 신촌 '프랑스 거리 음악 축제' 무대에 선 프랑스 싱어송라이터 조이스 조나탕(29)의 이국적인 샹송이 주문처럼 행인의 발길을 하나둘 이끌었다.
조나탕은 프랑스 20~30대 청년 사이 큰 인기를 끄는 프렌치 팝 가수다. 배우로도 이름을 알렸고, 올랑드 프랑스 전 대통령의 장남 토마 올랑드와 교제했다 헤어져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통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이 아이유와 닮아 국내에서는 '프랑스의 아이유'로 불린다. 이날도 "유튜브에서 보고 좋아하게 됐다"며 사인을 요구하는 인파가 몰려 급히 경호원이 투입됐다.
인산인해를 뚫고 무대 뒤편에서 만난 조나탕은 "지난해 10월 이후 두 번째 서울에 왔는데 개방적이고 활기찬 느낌이 좋다"고 했다. "파리지앵은 늘 이상해 보일까 봐 눈치 보고 자신을 숨기는 깍쟁이거든요(웃음)." 한국 올 때마다 발목 양말을 잔뜩 사간다며 검은 봉지를 흔들어 보였다. "오늘도 열 켤레 샀어요. 프랑스에는 이 정도 길이가 없거든요. 한국 양말이 여름에 딱이에요."
발랄한 모습과 달리 어린 시절엔 "늘 비밀 많은 아이였다"고 했다. 일곱 살 때부터 피아노와 기타를 독학해 작곡과 노래를 시작했다. "속마음을 잘 못 꺼내 택한 유일한 자기표현 방법이었다"고 했다. "가수의 꿈도 꽁꽁 숨기다가 열네 살이 돼서야 작곡학원비를 내기 위해 겨우 부모님께 털어놨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땐 그동안 써온 자작곡을 '마이스페이스'란 온라인 사이트에 올렸다. 이를 듣고 앨범 발매를 위한 후원금이 7만유로(약 9000만원) 넘게 모였다. 그렇게 나온 1집이 '대박' 났다. "큰 성공을 할 줄은 몰랐지만 이게 내 길이란 확신은 있었어요. 가수를 직업 삼을 수 있게 돼 너무 설렜죠."
그는 대표곡 '모르겠어(Je Ne Sais Pas)'처럼 "남녀 관계의 심리 묘사를 곡에 세밀히 적으려 한다"고 했다. "사랑은 사람의 기본 요소라 생각해요. 사랑을 말할 땐 결국 자기 자신을 이야기하는 거니까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게 곡을 쓰는 데 도움이 된단다. 조나탕은 "한국 밴드 '뷰티핸섬'과 녹음한 듀엣곡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격하게 울고 웃는 대신 노래로 표현해요. 음악이 제겐 본능 같은 거죠. 시름에 빠진 사람들을 제 노래로 기운 나게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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