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재추진..부·울·경 '온도차'

김태준,윤지원 2018. 6. 28. 17:5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F 합의하며 '정치 쟁점' 촉발
부산 "가덕도 신공항 들어서야" 울산 "신공항 필요성에만 공감" 경남 "김해공항 문제해결 우선"
민주당은 '신중한 유보' 입장..홍익표 "뒤집기는 쉽지 않다"
부산·울산·경남 광역지자체 당선인들이 영남권 신공항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하면서 영남권 신공항이 정치권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세 당선인이 TF 구성에 합의해 대외적으로는 마치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공식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각자의 속내는 달랐다. 추진 과정에서 이견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장직 인수위원회는 김해공항 확장안을 폐기하고, 가덕도 신공항까지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나머지 두 지자체 인수위의 생각은 다르다. 경남도지사직 인수위는 김해공항의 소음·안전 문제에 무게를 두는 입장이고, 울산시장직 인수위는 지난 정권의 결정 과정을 재검토할 필요는 있지만 동남권 신공항의 귀결이 반드시 가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세 당선인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은 이 문제가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전 정권의 결정을 되돌리기는 힘들다는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 '신중한 유보' 입장을 취하고 있다.

28일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지난 정부에서 이뤄진 결정인데, 중대한 문제나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기존 입장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동남권 신공항은 2006년 공론화된 이후 10년간 지역 갈등을 빚다가 2016년 '김해공항 확장, 대구공항 통합 이전'으로 결론 난 사안이다. 그러나 선거 공약으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한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이 김해 신공항 계획을 중단하고 가덕도에 공항을 지어야 한다고 드라이브를 걸면서 쟁점으로 불붙었다.

이날 홍 수석부의장의 언급은 개인 의견이 아닌 당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역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을 두고 중앙당으로서 하지 말라고 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면서도 "이번 협약식도 미리 인지만 하고 있었을 뿐 중앙당과 조율이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홍영표 원내대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듯, 중앙당의 입장은 '신중한 유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가덕도 이전 등 신공항 재검토 질문에 "현재로선 검토 대상이 아니다"고 못 박은 바 있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도 이 문제가 더 확산되지 않길 바라는 모양새다. 한 의원은 "정부 측 입장을 들어보니 부담스러운 측면이 많다"며 "부산 지역구 의원들 사이에서 메시지가 여러 갈래로 나오지 않도록 통일된 의견을 조율 중인데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 지자체 간에도 온도 차가 있어 신공항 재검토 문제가 더 끓어오를지는 미지수다. 가덕도 신공항을 선거 공약으로 내건 오거돈 당선인과 비교해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이나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은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만 가덕도가 유일한 대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울산시장직 인수위 관계자는 "동남권 관문 공항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찬성하지만 그게 가덕도냐 아니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김해공항 확장안의 문제점을 신중하게 검토하되 관문 공항이 반드시 가덕도로 귀결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의 연속성이란 게 있다"며 "전 정권의 결정이라 뒤엎는다는 건 맞지 않고 결정 과정이 합리적이었는지 검토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남도지사직 인수위는 부산과 울산 사이에서 다소 애매한 입장이다. 김해공항과 거리가 떨어진 울산에 비해 소음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는 김해시가 있어서 김해공항 확장에는 부정적이지만, 적극적으로 가덕도 신공항을 밀지는 않고 있다. 대신 경남은 김해공항 주변 소음 문제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세 당선인 간 온도 차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부산에 비해 울산과 경남은 반드시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면서 "다만 지난 정부의 추진 과정에서 대구·울산·경북·경남이 연합해 부산을 고립시키는 구도가 형성됐는데, 이번에는 부산의 고립을 막기 위해 울산과 경남이 함께하는 차원이다. 경우에 따라선 이 TF가 부산의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에서는 신공항 추진을 얘기할 수 있어도 당이나 정부 차원에서는 이슈화하기 매우 곤란한 문제"라며 "일단 주장을 하다가 결국 김해공항 소음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 윤지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