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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준의 超야구수다] 투수에게 '첫번째'라는 상황이 무섭고 어려운 이유

조회수 2018. 6. 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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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영건 박세웅이 지난 9일 KIA전 선발 복귀 후 3번째 선발 경기에 나섰다. 비록 2실점을 했지만 지난 시즌 좋았던 모습에 근접한 투구 내용이었다. 속구에 힘이 있었다. 그리고 우타자 바깥쪽 속구의 제구는 바깥쪽에서 바깥쪽 끝을 파고 들어왔다. kt 우타자들의 방망이가 미치지 못했지만 스트라이크였다. 변화구의 제구도 뛰어났다. 커브는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줬고 포크와 슬라이더는 kt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국내 리그 통산 100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니퍼트. 6월 들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이유가 투구 내용에서 충분히 나타났다. 두산 시절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에 가깝다. 1회 첫 타자부터 좌우타자 상관없이 150km에 가까운 속구가 몸쪽으로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현재 최고조에 있는 롯데 타선임에도 변화구까지 생각하고 대처할 여유가 없었다. 이병규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7이닝 동안 1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박세웅 5이닝 5K 2실점, 니퍼트 7이닝 11K 2실점으로 두 투수 모두 뛰어난 투구를 선보였지만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두 투수 모두 승부에서 각자의 ‘첫번째 고비’를 잘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 kt vs 롯데 (6월21일/수원 kt위즈 파크)

# kt 1-0 롯데, 5회말 2사 2루

# 투수 박세웅 vs 타자 황재균

# 0B-1S 중전안타(1타점)

5회말 1사 주자 없음. 롯데 박세웅은 kt 2번타자 강백호에게 3회말 선취점을 허용한 중전안타에 이어 다시 한번 안타를 허용하고 출루시킨다. 이후 3번타자 유한준을 3B-2S 풀카운트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지만, 1루주자 강백호는 2루 진루에 성공한다.

2사 2루의 상황. 5회말이었지만 kt 선발 니퍼트의 투구 내용을 봐서는 추가 1실점의 무게는 꽤 무거워 보였다. 타석에는 4번타자 황재균. 앞선 타석에서 첫 타석 속구, 두 번째 타석 포크로 두 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초구, 바깥쪽 포크 (파울)

타자의 스윙 타이밍이 빨랐다. 두 번째 타석부터 5구 연속 포크였지만 전혀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타자 황재균은 속구 타이밍에 변화구를 대처하는 전형적인 스타일이다. 타격 컨디션이 좋으면 속된 말로 던질 공이 없지만, 그 반대인 경우엔 유인구로 쉽게 2스트라이크까지 몰고 가서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타자 중에 하나다. 3연전 첫 경기에서 롯데 김원중에게서 만루 홈런을 뽑아내긴 했으나 타격 컨디션이 정상적이지는 않아 힘들어하고 있었다.

2구, 몸쪽 속구 (중전안타)

0B-1S, 투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롯데 배터리의 선택은 몸쪽 속구였다. 우타자를 상대로 한 경기 중, 첫 번째 몸쪽 속구였다. 공은 다소 안쪽으로 몰렸고 타자 황재균의 힘이 내야 공간을 넘겨 외야로 가는 중전안타로 만들었다. 그리고 kt는 다시 한번 2사 후에 귀중한 추가점을 낸다.

롯데 박세웅은 5회까지 23타자 상대, 3B-2S 풀 카운트 상황이 8번이나 있었다. 그 결과 5회까지의 투구수가 102구가 된다. 이는 박세웅의 바깥쪽 일변도 패턴에 kt 타자들이 쉽게 속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잘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박세웅의 바깥쪽 직구와 커브, 포크 등 변화구 제구력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다. 투구수가 많아지기는 했지만 굳이 몸쪽코스를 쓰지 않아도 됐다고 볼 수도 있었다.

몸쪽 속구는 중요한 상황에 실투가 나와서는 안 되는 공이다. 0B-1S 등 투수가 유리한 볼카운트 상황에서는 철저하게 코스의 제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소한 던지는 의도가 분명해야 한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몸쪽 속구는 경기 상황이 좀 더 여유로울 때 미리 던져가면서 투수의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또한 투수의 감각을 되찾도록 배려해야 한다.

결국 경기 첫 번째 몸쪽 속구에서 안으로 몰리는 실투가 나왔다. 3회말 2사 2루 3B-2S 포크가 스트라이크 존 높게 들어오면서 KT 강백호에게 선취점을 허용할 때처럼 타자와 승부를 들어갈 것인지 아닌지,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에 대한 배터리의 의도가 서로 불분명했다.

볼카운트가 투수에게 유리했고 앞서 말한 kt 황재균의 타격 스타일에 대한 깊은 공부가 있었다면 보다 확실하게 볼 존에 들어가야 했다. 배터리가 타자의 의표를 찌르는 데는 성공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구 미스까지 더해져 박세웅의 모처럼만의 호투가 빛이 바래고 말았다.

# kt vs 롯데 (6월21일/수원 kt위즈 파크)

# kt 2-0 롯데, 6회초 1사 1루

# 투수 니퍼트 vs 타자 이병규

# 1B-0S 중월 2점 홈런

5회말 추가점을 얻어 2점 차로 벌어졌다. 1번 타자부터 시작하는 롯데. 6회초 공격만 막아낸다면 흐름이 수월해질 수 있었다. 경험 많은 kt 니퍼트도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고 좀 더 집중하고 신중했다. 첫 타자 전준우를 대신한 대타 정훈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2번 타자 손아섭에게는 너무 신중한 나머지 볼넷을 허용하고 만다. (kt 니퍼트에게는 이 볼넷이 가장 아쉬웠다.)

다음 타자는 선발 채태인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대타 이병규, 이날 경기의 첫 번째 대면이었다.

초구, 몸쪽 속구 (높은 볼)

니퍼트가 경기 중반에 들어온 이병규에게 이날 첫 번째 공을 던졌다. 타자가 뒤로 허리를 젖히듯 피할 정도로 몸쪽 높은 공이 들어왔다.

2구, 바깥쪽 체인지업 (중월 2점 홈런)

투수 니퍼트는 몸쪽 높은 공의 대각선 지점인 바깥쪽 낮은 코스의 체인지업을 머릿속에 그렸을 것이다. 기본이자 정석이다. 우선 충분히 타자 이병규의 상체를 뒤로 일으켰고 앞선 롯데 타자들의 반응을 떠올려봐도, 다음 공인 체인지업에 큰 부담이 없었다. 나름 쉽게 통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반면 타자 이병규는 경기 중반의 첫 번째 타석이었고 니퍼트와도 첫 상대였기 때문에 노리는 공은 단순했다. 속구였다. 투수 니퍼트는 앞선 몸쪽 높은 공과 스피드 차이를 두기 위해 체인지업을 택했겠지만 타자 이병규가 느끼는 것은 달랐다.

타이밍이 조금 빨라서 마지막 한 손을 놓아주기는 했으나 속구의 타이밍에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잡아냈다. 경기 중반 첫 번째 타석을 맞아 단순하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들어간 것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투수의 속구 스피드와 자신 스윙이 어느 정도 맞는지 아직 타이밍 감각이 완전치 않았던 타자에게 투수의 체인지업은 가장 위험한 공이 되고 만 것이다.

체인지업은 투수의 의도대로 들어갔다. 홈런 타구를 바라보며 어떻게 이 공이 홈런이 되지 라는 듯 헛웃음을 짓는 니퍼트의 표정에서 그것을 읽어낼 수 있었다. 니퍼트의 의도대로 6회만넘어섰다면 통산 100승을 올릴 수 있었던 확률은 꽤 높았다. 그러나 최근 최고조를 달리고 있는 롯데 타선의 불가사의한 힘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기는 어려웠다. 

경기는 12회까지 가는 공방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올 시즌 가장 좋은 투구를 보인 롯데 박세웅도, 통산 100승을 목전에 두고 전성기의 모습을 다시 보여준 니퍼트도 승리의 자격을 얻지 못하고 아쉽게 끝이 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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