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취두부에 취하고 음악에 또 한 번 취한다

타이베이/윤수정 기자 2018. 6. 15.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 음악 여행]
① 현지의 밴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더 월(wall) 라이브 하우스’. ② 낙서 가득한 벽처럼 꾸민 더 월 라이브 하우스 입구. ③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클럽 ‘블루노트’. / 더 월 라이브 하우스·윤수정 기자·블루노트

흔히 대만 여행 하면 지글지글 갓 튀겨낸 취두부 향에 취해 야시장을 돌며 각종 별미를 저렴한 가격에 맛보는 '나이트 트립'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각종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올라온 음식 사진을 따라다니며 3박 4일 내내 먹기만 하는 야시장 투어만 돈다면 '생각보다 즐길 거리 없다'는 말이 나올지 모른다. 조금 색다른 대만 여행을 원한다면 귀를 열어 특별한 음악 여행을 즐겨 보자.

한 달 전 타이베이 원산구에 위치한 라이브클럽 '더 월(Wall) 라이브 하우스'를 방문했다. 이날 첫 공연팀인 3인조 대만 현지 밴드 '조대(粗大)밴드'가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올라와 상큼한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자작곡을 연주했다. 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 매주 금요일 대만 현지 밴드와 대만을 찾은 록 스타들의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바로 옆 극장 출입구에 바짝 붙어 있고 마치 낙서한 벽처럼 입구를 만들어 놔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입구를 잘 찾아 들어서면 거친 시멘트벽이 보인다. 의도적으로 실내 곳곳 마감재를 훤히 드러내 거친 록 공연장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공연장 들어가는 길목엔 지역 맥주를 비롯해 각종 수제 드래프트 맥주를 파는 작은 바가 있다. 여기서 시원한 맥주를 홀짝이며 공연장으로 직행할 수도 있고,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독특한 휴식 공간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도 있다.

그랜드하얏트타이베이 호텔에서 운영하는 라이브클럽 ‘지가 자가’. / 그랜드하얏트타이베이


홍대 클럽과 비슷하게 공연장 들어가기 직전 밴드 EP 앨범이나 기념품 등을 살 수 있다. 입장권은 손목 밴드로 준다. 금요일 오후 11시엔 공연이 끝난 뒤 절대 집에 가지 말자. 타이베이 20대 힙스터들 사이 가장 핫하다고 소문난 클럽 파티장으로 변신해 밤새도록 음악을 튼다. 예매와 공연 스케줄은 전화(+886-2-2930-0162)나 페이스북(/thewall.tw)을 통해 가능. 송산공항에서 차로 18분 거리에 있다.

좀 더 로맨틱한 음악을 즐겨보고 싶다면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클럽 '블루노트'로 가보길 권한다. 1974년 개업한 이래 내로라하는 실력파 재즈 밴드와 퓨전 팝재즈 밴드들이 거쳐 갔다. 주로 화·토·일요일 공연이 열리는데 인기 많은 장소인 만큼 예약(+886-2-2362-2333)은 필수. 타이뎬다러우(台電大樓)역 3번 출구 근처의 한 건물 4층에 있다.

아늑한 실내로 들어서면 정중앙 피아노와 각종 악기가 자리 잡은 아지트 느낌의 가게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보통 오후 9시와 오후 11시 두 차례 공연이 열린다. 공연 막바지로 가면 관객과 공연자 가릴 것 없이 가게 전체가 잼(Jam·즉흥 연주)에 취해 온 객석에서 손뼉 치며 박자를 센다. 공연비는 따로 없고 350NT(약 1만3000원) 이상 요리나 칵테일을 주문하면 달콤한 재즈 선율을 누릴 수 있다. 송산공항에서 차로 14분 거리.

밖에 나가기 싫은 이들이라면 호텔에서 호캉스 음악 여행을 즐기는 것도 방법. 타이베이 시내에서도 가장 번화한 신의구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차지한 그랜드 하얏트 타이베이는 라이브클럽 '지가 자가(Ziga Zaga)'와 클래식 피아노 공연을 즐기며 차를 마실 수 있는 티룸 '차 라운지(Cha lounge)'를 운영한다. 지가 자가는 라이브밴드가 연주하는 곡을 즐길 수 있다. 신청곡을 즉석에서 불러주거나 생일 맞은 이를 위한 축하 이벤트도 열어준다. 차 라운지는 주로 오후 1시 이후부터 피아노 공연이 이어진다. 이곳 차는 대만에서도 손꼽히는 향과 맛을 자랑해 주말 오후에는 입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다. 특이하게 수영장 물속에 설치된 특수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으며 수영도 즐길 수 있다.
이 호텔은 타이베이 시내에서도 역사가 오래된 편이지만 구비된 850개 객실 모두 최근 개보수를 마쳐 새것처럼 깨끗하고 쾌적하다. 특히 비욘세, 빌 클린튼, 이민호, 이영애 등 유명 셀럽이 택했던 이 호텔 스위트룸에 묵어 보길 추천. 거실과 침실, 심지어 욕실조차 커다란 통유리창을 달아놓았다. 늦은밤 북유럽 스타일의 욕조에 누워 마주 보이는 벽 전면 유리창의 전자동식 커튼만 살짝 올리면 그 유명하다는 타이베이 야경이 바로 보인다. 거기다 몸이 녹아 내릴 것 같은 끈적한 블루스 재즈곡을 욕실 한가득 틀어놓고 뜨끈한 거품목욕을 즐겨보자. 몸이 더워질 때쯤 대만 젊은층 사이 인기라는 과일맥주 한모금을 삼키면 세상 다 가진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차분한 대만 전통음악과 함께 경력 20년 이상의 내공 깊은 테라피스트들의 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이 호텔 스파도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타이베이 내에서 가장 질좋은 일식을 선보이는 ‘이로도리(Irodori)’, 대만 여행의 별미인 딤섬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윤진(Yun Jin)’, 평일에도 긴 줄이 늘어서는 올데이 다이닝 뷔페 ‘카페(Café)’ 등 호텔 내 위치한 9개 레스토랑도 특별한 호캉스 음악여행의 풍미를 더한다. 그 중에서도 더 미슐랭 플레이트로 선정된 ‘바&그릴’의 6가지 코스 메뉴도 놓치지 말 것. 3500TWD(한화 약 14만원)라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 프로포즈 장소로 타이베이 내에서 유명할 정도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9월 3일까지 홈페이지(taipei.grand.hyatt.com)에서 한국인 전용 특별 프로모션 코드 'KORWEB'를 넣어 예약하면 전 세계 하얏트 호텔에서 사용 가능한 1000포인트 적립, 어떤 객실이든 체크인 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호텔 내 어느 레스토랑이든 15% 할인과 1회에 한 해 객실 미니바와 스낵을 추가 요금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 송산공항에서 차로 16분 거리.

흥 넘치는 음악 여행 중 체력을 너무 소진했다 싶으면 차로 지친 심신을 달래보자. 다안구에 위치한 '유산차(Yi shab tea)방 클럽'에서는 나만의 DIY 차를 만들어볼 수 있는 '차 베이킹 클래스'를 운영한다. 유산차방은 5대째 운영 중인 유서 깊은 대만식 차 기업. 대만 내 8개 지역 농장과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 찻잎과 대만식 다도에 대해 자세히 배워볼 수 있다. 1시간 동안 강사와 직접 찻잎을 로스팅해 본다. 우롱차, 보이차 등 각종 차를 시음하면서 로스팅 시간과 온도 차에 따라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할 수 있다. 전속 디자이너들이 만든 아름다운 다기와 대만 각 지방에서 생산된 다양한 종류의 티백을 구매할 수 있다. 송산공항에서 16분 거리.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