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댓글부대 운영' 前 국정원 직원, 첫 재판서 혐의 인정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이명박정부 시절 이른바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한 전직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사이버팀장 성모씨가 정치 관여 혐의 등을 인정했다. 다만 자신보다 상위직에 있던 간부들이 검찰 조사를 받거나 기소되지 않은 점을 양형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병철) 심리로 12일 열린 첫 공판에서 성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기본적인 내용은 모두 인정한다"며 "다만 성씨가 국정원에서 퇴직한 이후에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도 개별 적용할 수 있는지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아울러 당시 성씨의 상관에 대해 공소제기가 안됐고, 수사 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소권 남용까지는 접근하지 않더라도 검찰의 해명을 듣고, 이 부분 대해서는 양형에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당시 사이버팀 팀원으로 근무한 박모씨 측 변호인은 "국정원법 위반 혐의 부분에 대해 잘못을 부인하는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28년 동안 성실히 근무하는 과정에서 상부의 지시를 거역하지 못한 잘못은 인정하지만 트위터 활동은 박씨가 직접 담당한 부분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은 허위공문서 작성이다. 박씨가 소개를 받아 활동한 외곽팀장 2명은 실제 댓글활동에 직접 관여한 사람들이고 활동비도 받았다"며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부분은 실적을 부풀리거나 활동비를 횡령한 사실이 없으므로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박모 양지회 사무총장 측 변호인은 "증거은닉 혐의 자체를 모두 부인하는 입장이다. 당시 검찰은 양지회 압수수색틀 통해 해당 파일을 모두 가져갔다"며 "박 사무총장이 서류를 정리하면서 몇가지는 집에 가서 보려고 가져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0년 예산안 서류는 원본도 아니고 사본 중 하나일 뿐이고, 댓글이나 선거와 관련해 연결되는 부분도 아니므로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다"며 "사본 하나 집에 갖고 왔다고 해서 수사방해 목적으로 증거를 은닉했다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 다 무죄라고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기소된 외곽팀장 변모씨, 박모씨, 양모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로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일부 게시글이나 지급받은 활동비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2009년 2월 부임 직후 국내현안 대응역량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심리전단 조직을 확대했다. 당시 국정원은 이명박정부에 반대하는 인사·세력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해 종북세력 비판 및 국정홍보 강화 활동을 지속해서 지시했고, 외곽팀을 편성해 방침을 하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 사이버팀 팀장이던 성씨는 원 전 원장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등의 순차적인 지시에 따라 국정원 퇴직자들의 친목단체인 양지회 등 외부 조력자를 통해 외곽팀을 구성하게 하고, 활동 대가로 국정원 예산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외곽팀 확대 지시에 따라 국정원 직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외곽팀들에게 정치활동을 지시하고 다수의 글을 인터넷상에 올리도록 한 혐의 등이 있다.
박 사무총장은 양지회의 사이버동호회가 외곽팀과 연계돼 활동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사무실에 있던 2010년도 예산편성안 문건을 자신의 차에 보관해 증거를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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