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르포⑦ 울산] 文風 vs 막판 세몰이.."봐야 알겠는데예"

울산/유병훈 기자 2018. 6. 1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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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민경 기자

“봐야 알겠는데예”

KTX 울산역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택시 승객들과 얘기를 나눠도 민심을 도저히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간 낙동강 벨트에서 한 발자국 비껴간 울산이지만, 선거 막판의 추이는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접전이었다.

울산은 영남 지역의 한 중추로서 보수 세가 강하면서도,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제조업에 종사하는 다른 지역 출신 노동자들도 많아 진보색채도 뚜렷하다.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북구의 경우 민주노동당이나 통합진보당 같은 군소 진보정당이 구청장을 종종 배출했다. 이같이 팔색조의 정치색을 가진 울산이기에 막판 혼전이 치열했다.

김기현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시민들은 김 후보의 시정(市政)이 안정적으로 지속하길 바라는 분위기였다. 삼산동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김 후보가 결국 재선되지 않겠나”라며 “시장이 바뀌어봤자 정책 일관성만 떨어지니, 안정 심리 때문에 김 후보에게 표가 몰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달동에서 만난 한 중년여성도 “김 후보가 그간 무난하게 시정을 이끌어왔다는 게 주변 여론”이라며 “김 후보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고 밝혔다.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터미널 사거리의 한 백화점 앞에서 만난 김 모(68) 씨는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찍겠다고 했다. 그는 “김 후보는 지난 박맹우 시장만 못하다”며 “박 전 시장을 따라 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나마 어설퍼서 미덥지 못하다”고 했다. 명촌동에서 만난 한 시민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울산의 기반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 중”이라며 “일개 시장이 바꿀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집권당 쪽에서 시장이 나와야 (울산 시정에) 힘이 들어가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송 후보가 울산 출신이 아닌 것도 울산 토박이 비율이 높은 중·장년층에게는 변수였다. 그러나 외지인의 비율이 높은 청년층에게는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공업탑 로터리 인근 신정동에서 만난 이 모(73) 씨는 “송 후보는 호남 출신이라 아무래도 울산에서 나고 자란 김 후보에게 표를 던져줄 생각”이라고 했다. 그에 반해 자신을 42살이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김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송 후보가 타지 출신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냈는데, 좀 불쾌했다”며 “당이나 후보의 출신보다는 후보의 자질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는 송 후보가 유리한 것으로 나온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국제신문의 의뢰로 지난달 11~12일 조사한 울산시장 지지율 결과에 따르면 송 후보가 44.1%, 김 후보가 28.4%가 나왔다. JTBC의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달 28~29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송 후보 49.2%, 김 후보 28.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울산 신정동의 송철호 후보 선거사무소(좌측)와 삼산동 김기현 후보 선거사무소/유병훈 기자

송철호 후보 측은 방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송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지만, 8번 낙선한 경력이 있는 후보라 낙관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초 김 후보의 동생이 울산 북구 아파트 건설사업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는데, 이는 지난 23년간 울산에서의 한국당 독재가 부패로 연결됐다는 인식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문재인과 송철호’ 대 ‘홍준표와 김기현’의 구도로 새로운 울산에 대한 시민의 여망을 끌어내겠다”고 했다. 또 “북구에는 민중당 지지표가 많지만, 시장선거에서 (민주당 표를) 잠식하기에는 미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후보 측도 승산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 측의 관계자는 “울산은 젊은 노동자가 많은 인구 구조상 문재인 대통령 바람에 취약한 게 사실”이라며 “김 후보 동생 사건 등 마타도어(흑색선전) 때문에 발목 잡힌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밑바닥 민심은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편”이라며 “샤이보수(보수 성향을 숨기려는 유권자)를 끌어내기 위해 대규모 플래시몹 등으로 막판 세몰이를 일궈내겠다”고 했다. 그는 “강길부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해 송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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