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경매의 신' 이상종, 저축은행인수 사기는 무죄"

최동순 기자 2018. 6. 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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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자, 부실규모 파악 상태에서 계약 체결"
나머지 사기·횡령 혐의는 유죄 확정
© News1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수백억원대 사기·횡령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이상종 전 서울레저그룹 회장(61)에 대해 대법원이 저축은행인수 사기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나머지 사기·횡령 등 혐의는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이 전 회장의 전북상호저축은행 인수 사기 혐의에 대해 피해자가 이미 저축은행의 부실규모 등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인수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고 무죄를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박모씨는 저축은행 대표를 역임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계약 체결 전부터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두고 피고인에게 증자대금을 대여하는 등 은행의 재정상황을 파악해 최종적인 인수 여부를 결정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며 "피고인이 박씨에게 은행의 부실규모 등에 관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볼 마땅한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사에 따른 자기자본이 적었던 것은 대손충당금을 금융감독원 실사기준에 맞춰 126억원 증가시켰기 때문이지 피고인이 없는 자산을 허위로 부풀렸거나 숨겨진 부채나 부실대출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박씨는 은행의 정확한 부실규모를 알게 된 이후에도 계약 해제 등을 주장하지 않았고, 결국 은행 정상화를 시도하다 실패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법원의 경매계장 출신인 이 전 회장은 2000년대부터 부동산 투자를 시작으로 경매 투자가 계속 성공하면서 '경매의 신'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2007년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위기를 맞은 이 전 회장은 여기저기에서 돈을 끌어다 썼다.

이 전 회장은 자신이 세운 '서울GG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상대로 경매 투자 기회를 제공해주겠다고 속여 9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이밖에도 413억여원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와 189억원대 횡령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일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며 징역 10년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400여 명에 이르고 피해액이 430억원에 이르는 큰 규모의 범죄"라고 판단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의 구속기간 만료는 오는 11일이었으나, 새로운 심급이 개시되면서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doso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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