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토성 나왔지만 왕성 전모 파악은 장기 과제

2018. 6. 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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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야 왕성을 발견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조사 지역 일대가 왕궁터로 알려진 만큼 중장기 조사가 필요합니다."

강동석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그간 문헌과 구전을 통해 아라가야 왕궁터로 지목된 경남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 일원에서 진행한 발굴조사 성과를 7일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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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면적 1천300㎡ 불과.."장기계획 세워 조사해야"
[그래픽] 아라가야 왕성 실체 드러낼 8.5m 높이 토성 확인

발굴 면적 1천300㎡ 불과…"장기계획 세워 조사해야"

(함안=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7일 함안 가야읍 가야리에서 개최한 발굴조사 설명회에서 공개된 토성 성벽.

(함안=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아라가야 왕성을 발견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조사 지역 일대가 왕궁터로 알려진 만큼 중장기 조사가 필요합니다."

강동석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그간 문헌과 구전을 통해 아라가야 왕궁터로 지목된 경남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 일원에서 진행한 발굴조사 성과를 7일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5∼6세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8.5m, 폭 20∼40m인 성벽과 성벽 위에서 확인된 2열 나무기둥, 건물터, 구덩이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공개됐다.

성벽은 나뭇가지나 잎을 올리고 태운 목탄층을 만들고, 그 위에 차곡차곡 흙을 쌓아 올리는 판축기법을 사용해 공들여 축조한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넓은 성벽에서는 방어시설인 목책이 있던 것으로 보이는 나무기둥 열이 나왔고, 구덩이 유구 안에서는 인근 말이산 고분군에서 발견된 유물과 유사한 통형기대(筒形器臺·원통모양 그릇받침)를 비롯한 각종 토기가 출토됐다.

연구소 측은 지금까지 가야 권역에서 조사된 토성 높이가 2∼4m였고, 성벽 축조 과정에서 목탄층이 드러난 사례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아라가야 왕성 실체를 드러낼 실마리를 찾았다고 역설했다.

게다가 아라가야 권역에서는 말이산 고분군 같은 무덤만 조사된 상황에서 생활유적을 발견한 이번 발굴은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함안=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7일 함안 가야읍 가야리에서 개최한 발굴조사 설명회에서 강동석(오른쪽)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이 토기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지난달 11일 시작해 이달 말에 종료하고, 조사 면적도 1천300㎡에 불과하다. 연구소는 건물터와 구덩이 유구 옆에 있는 미발굴 지역을 추가로 조사한다는 방침이지만,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이런 측면에서 토성과 건물터 유구만으로 아라가야 왕성 실체를 확인했다고 알리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삼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은 조사 지역 남쪽에 있는 마을을 가리키며 "저쪽에 왕궁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조사 범위를 확장하면 더 좋은 유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책 나무기둥 열의 연결 관계와 성벽 길이, 유구 분포 상황을 알려면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번 조사 지역을 포함한 주변 지역 대부분이 사유지라는 점. 연구소는 성벽 일대가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이어서 개발이 쉽지 않다고 설명하면서 김해 봉황동 유적처럼 연차조사를 시행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다만 학계에서는 문화재 당국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과제가 된 가야사 문화권 조사·정비에 매달려 눈앞의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고고학을 전공한 한 학자는 "아라가야 왕성 전모를 파악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장기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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