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초롱이' 이영표, 韓 축구가 낳은 최고의 풀백..'문어 영표'로 2막

정하은 2018. 6. 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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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한국축구의 월드컵 4강 신화에 빛나는 2002한일월드컵 주역 7명의 활약상과 근황을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 ] "한국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풀백." 이영표 (41)를 수식하는 말이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2010 남아공 월드컵 원정 첫 16강의 주역으로 활약한 것은 물론 PSV, 토트넘, 도르트문트 등 유럽 빅클럽에서 뛴 이영표는 지금까지도 한국 축구의 레전드로 남아 있다. 국가대표팀의 붙박이 수비수로 A매치 127회를 소화한 그는 월드컵에서만 12경기를 뛰어 홍명보(16경기), 박지성(14경기) 다음으로 한국 선수 중 월드컵에 세 번째로 많이 출전한 선수이기도 하다.

키 177cm의 이영표는 피지컬적으로 우세한 유럽의 공격수들을 상대하기엔 불리한 신체조건을 가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에겐 체격의 한계를 뛰어넘는 영리한 축구 센스와 효율적인 수비력이 있었다. 선수 시절 영리한 플레이로 '초롱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이영표는 효율적인 움직임과 폭넓은 활동량, 뛰어난 스피드를 앞세워 지난 10년간 왼쪽과 오른쪽을 오가며 한국 축구의 측면 수비를 든든히 맡아냈다.

1999년 6월, 22세 나이에 프로 데뷔보다 빠른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프로 입단 첫해인 2000년 K리그에서 안양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영광을 함께했다. 이영표는 월드컵 막바지 훈련에서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입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포르투갈과의 조별예선 3차전에 복귀했다. 결국 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의 결승골을 돕는 크로스를 성공시켰다. 특히 이탈리아를 상대로 16강전서 안정환에게 어시스트하며 수비수지만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의 활약으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은 세계적 강팀들을 상대로 7경기서 5점 만을 내주는 '짠물 수비'를 선보였다.

<2002년 6월 5일 스포츠서울 4면>

기적처럼 일어선다 …'눈물 재활'
"벤치 신세는 없다" 부상 치료 전념

가슴속으로 우는 눈물도 메말랐다. 얄궂은 운명에 하늘도 원망해봤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하기에는 그동안 쏟았던 땀방울이 너무 아깝다. '마른하늘에 날 벼락을 맞아' 4일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인 폴란드전을 결장한 이영표(25)가 눈물을 삼키며 재활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1일 오전훈련에서 왼쪽 종아리 근육 부분파열로 첫 경기인 폴란드전 결장이 활정된 이영표는 현재 경주 현대호텔에 따로 남아 네털란드 물리치료사 빌코로부터 집중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

움직일 때도 목발에 의지하며 최대한 몸의 움직임을 자제하고 있는 이영표는 부상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해 두 번째 경기인 미국전은 물론 조멸리그 마지막 경기인 포르투갈전 출전도 불투명한 상태다. 월드컵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뒤 유럽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에도 암운이 드리워졌다.

히딩크도 지난 1년5개월 동안 성실한 훈련태도로 대표팀에 헌신한 이영표를 위해 엔트리 교체라는 '매서운 칼날'을 거둬들였다. 특히 네덜란드 물리치료사 필립 아노는 히딩크와 개인 면담에서 "조별리그에서 뛸 수 있도록 치료해 보겠다"는 소견을 밝혀 이영표의 남은 경기 출전에 실낱같은 희망감을 던져줬다.

'불운의 사나이' 이영표가 기적같이 회복할 수 있을까.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속담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한국-포르투갈'서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왼쪽)와 볼다툼하는 이영표

2002 한일월드컵 축구 본선 8강전 '한국-스페인' 경기 승리 후 관중에게 웃어보이는 이영표

2002 한일월드컵 축구 본선 4강전 '한국-독일' 경기서 패하자 아쉬운 듯 그라운드에서 기도하는 이영표(왼쪽)와 드러누워 있는 김태영

2007년 토트넘의 홈구장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도튼햄 핫스퍼의 경기에서 볼을 향해 나란히 뛰고 있는 토트넘의 이영표(왼쪽)와 맨유의 박지성

이후 이영표는 축구의 본고장 유럽의 빅리그로 나아갔다. 그는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PSV 아인트호벤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했다. 네덜란드 리그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2004~2005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을 경험했다. 그리고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입었다. 토트넘에서는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을 경험했고 이어 독일의 도르트문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 등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 2006년 4월 열린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당시 오른쪽 윙으로 나선 박지성과 왼쪽 윙백으로 출전한 이영표의 직접적인 맞대결은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두 사람이 경기 도중 손을 맞잡는 장면은 아직도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명장면 중 하나다. 이후 이들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함께 뛴 데 이어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첫 원정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이영표는 지난 2014년부터 KBS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KBS 해설위원으로 데뷔해 차분하고 논리적인 언변과 정확한 상황예측을 바탕으로 신문선, 차범근의 뒤를 잇는 축구해설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처음 월드컵 해설을 맡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러시아전 이근호의 첫 골과 스페인의 몰락 등을 정확히 예측해 화제를 모았다.

이영표는 당시 타사에 비해 비교적 올드하다는 평가를 받던 KBS의 중계에 냉철한 분석과 "월드컵은 경험이 아닌 증명하는 자리"라는 각종 어록을 남기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8경기 승패를 연속해서 맞혔던 문어 파울(Paul)에 빗대 '문어 영표'란 별명도 얻었다 .

이영표의 축구 해설은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계속된다. 해설위원으로 축구 인생 2막을 활짝 연 이영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ㅣ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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