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할인에도..커피 일회용컵 주문 여전

김병호,이윤재 2018. 6. 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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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확대 시행 됐지만 추가할인 업체 극소수 그쳐
할인 늘면 가맹점 부담 반발도..매장서 머그잔 사용 권유도 안해
서울 필동 투썸플레이스 매경미디어센터점에서 지난 1일 고객들이 커피를 주문하면서 일회용 컵 사용 안내를 받고 있다. 국내 16개 커피전문점 등은 환경부와 재활용 촉진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고 텀블러 사용 시 할인 혜택 등을 주는 방안을 이날부터 확대 시행 중이다. [김호영 기자]
지난 1일 서울 잠원동의 이디야커피는 텀블러를 가져간 고객에게 커피 가격 200원을 할인해줬다. 기존에 100원이던 할인을 이달부터 200원으로 높였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같은 날 인근 신사동 이디야커피 매장은 100원만 깎아줬다. 가맹점 주인은 "회사로부터 200원 할인을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할인폭을 2배로 올리면 우리도 부담이 커진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 축소 등을 위해 6월부터 텀블러 이용 고객에게 커피값 할인 등을 제시했지만 현장에서는 정부의 재활용 의도가 잘 스며들지 않고 있다. 커피값 할인폭을 높였어도 텀블러를 들고 와 할인을 요구하는 고객은 드물고, 매장에서는 일회용 컵 사용이 여전히 대세다. 지난달 25일부터 텀블러 사용 시 100원 할인을 시작한 빽다방에서 텀블러 할인 고객은 극소수다.

예전부터 텀블러 할인을 제공했던 대형 업체들도 추가 할인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가 지난 1일부터 텀블러 이용 고객에게 300원 깎아주던 것을 400원으로 올린 것을 제외하면 대다수 업체들은 기존 할인을 고수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텀블러 등 다회용 컵 사용으로 지난해에만 할인해준 총액이 12억원에 달한다"면서 "추가 할인보다는 다른 이익을 주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가맹본부가 할인 금액을 높이면 가맹점 부담이 늘어나게 돼 정부가 권고한 10% 수준까지 인상은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디야커피나 빽다방 등 커피 단가가 싼 매장일수록 할인에 따른 가맹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엔제리너스커피 측은 "월평균 텀블러 할인이 2000잔 수준인데 전국 740개 매장을 감안하면 매장당 2.7잔 수준"이라며 "금액으로 따져보면 매장별 부담액이 1000원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커피 매장에서 테이크아웃용 일회용 컵이 여전히 많이 사용되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매장에서 일회용 컵 대신 머그잔 사용을 먼저 권하고, 이럴 경우 음료 리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했지만 변화는 아직 더디다. 매장 직원들은 손님이 머그잔을 요구하지 않으면 기존대로 일회용 컵에 커피를 채워주는 일이 예사다. 지난 1~2일 커피 매장 10여 곳을 다녀본 결과 매장 직원이 먼저 머그잔 사용을 권하는 경우는 2곳에 그쳤다. 매장 내 대다수 손님들은 예전처럼 일회용 플라스틱 잔으로 커피를 마셨다. 커피업계 한 인사는 "머그잔을 사용하면 용기 수거와 세척 관련 일이 추가로 생긴다"면서 "모든 컵을 다회용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와 자율협약을 맺은 업체들은 법적으로 다회용 컵 사용 규정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원재활용법에 따르면 식음료 매장 면적이 33㎡가 넘는 경우엔 다회용 컵을 쓰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사문화됐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환경부와 자율협약을 맺은 식음료업체들은 이 법에서 제외돼 있어 법적 강제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회용 컵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커피 매장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그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는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하루에 커피 10잔가량을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빨대로 마시면서 환경 파괴에 대한 자괴감이 든다"며 "향후 재활용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된다면 매장에서도 일회용 컵 사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김병호 기자 /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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