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저임금', 4시간4분 만에 초고속 후퇴

김한솔 기자 2018. 6. 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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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환노위 회의서 무슨 일?
ㆍ당초 ‘복리후생비 산입 제외’에서 결국 ‘7% 초과분’ 받아들여
ㆍ노동부 ‘2024년 100%안’까지 수용…정의당 등 반발에도 강행

‘정기상여금 월 25% 초과분만 산입, 복리후생비 산입 제외→정기상여금 월 25% 초과분, 복리후생비 10% 초과분 산입→정기상여금 월 25% 초과분, 복리후생비 7% 초과분 산입→2024년 정기상여금, 복리후생비 100% 산입.’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결정한 지난달 24~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회의록에 기록된 더불어민주당의 입장 변화 과정이다. 경향신문이 당시 회의록을 3일 분석한 결과 복리후생비를 제외하고 정기상여금 월 25% 초과분만 산입하자던 여당은 ‘초고속 후퇴’를 거듭한 끝에 2024년부터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전액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데 동의했다. 수백만 노동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결정되는 데 걸린 시간은 4시간4분에 불과했다.

■ “22만원 올려 20만원 깎자는 것”

24일 오후 10시5분 시작된 회의 초반, 민주당은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데 반대했다. 서형수 의원은 “복리후생성 수당, 현물 자체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에 포함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요”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반박했다.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서 빼는 것은 맞지 않지 않느냐”(김 의원), “상여금과 숙식비 정도를 포함하는 밸런스 있는 입법조치를 했으면 좋겠다”(신 의원)는 것이다.

이에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작년 최저임금이 (월)135만원이었다. 올해 157만원이 됐다. 22만원 올랐고요”라며 “(복리후생비 산입은) 22만원을 올리고 지금 우리가 20만원을 깎자라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은 너무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 “10% 초과분만 산입하자”

잠시 산회됐던 소위가 속개하자마자 민주당 서 의원이 “복지수당도 기본급의 한 10% 정도면 산입하지 말고 그 초과분만 산입하자”고 돌연 수정안을 냈다. 복리후생비는 산입에 반대하던 종전 입장을 바꾼 것이다. 한 의원도 “산입범위에 들어가는 제수당 하나하나를 논의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며 거들었다.

이때 발언 기회를 얻은 고용노동부 이성기 차관이 “일정 기간을 두고 페이드아웃(점점 사라짐)해 나가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추가 제안을 했다. 정기상여금 월 25%, 복리후생비 10% 초과분에서 시작하되 단계적으로 상여금·후생비 100%를 산입하자고 ‘덤’을 얹은 것이다.

고용노동소위 위원장인 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논의가 급진전하자 “일단 한번 (안을) 만들어가지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차관은 “20~30분 정도 안에 (만들 수 있다)”라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차관이 얹은 ‘페이드아웃’ 방안에 대해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

■ “단계적으로 100% 산입하자”

25일 오전 1시51분 속개한 회의에서 수석전문위원이 조문화한 안을 보고했다. “해당연도 최저임금액의 월 100분의 7에 해당하는 (복리후생비) 부분…” 등 내용이 담겼다. 1차 연도 복리후생비 산입 기준이 당초 10% 초과분에서 7% 초과분으로 다시 바뀐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서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서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야당과의 절충 과정에서 10% 초과분이 7%가 됐다. 아쉽다”고 말했다.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이 수석전문위원안에 동의하자 일사천리로 법안이 처리됐다. 당초 ‘합의처리’를 강조했던 임 위원장은 ‘평화와 정의’ 환노위 간사인 정의당 이정미 의원,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민주당 이용득 의원의 반발을 뚫고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앞서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소위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 산입을 당론으로 채택하려 했지만, 당내 이견과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실패했다.

그러다보니 소위에서 민주당의 ‘초고속 후퇴’는 예견된 것이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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