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페이스북 앞에서 벗었나

자발적으로 올린 나체 사진을 음란물로 규정해 삭제한 페이스북에 항의하기 위해 여성단체 회원들이 상의탈의 시위를 벌였다. 남성 나체사진은 검열하지 않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뉴스1에 따르면 2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 10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참가자들은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라며 페이스북이 남성과 달리 여성 누드 만을 음란물 취급한다고 비판했다. 성명을 발표한 참가자들은 이어 상의 탈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한 시위자는 "페이스북은 여성이 자발적으로 올린 사진을 음란물이란 이유로 삭제하는 반면 여성의 몸을 몰래 촬영한 불법촬영물은 그대로 놔두고 있다"며 "나체라고 해서 무조건 음란물은 아니며 남성의 나체를 허용하는 것과 같이 여성의 나체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위는 이 단체 회원들이 촬영해 올린 나체사진을 페이스북이 삭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 열린 '2018 월경 페스티벌'에서 이들은 속옷과 상의를 벗은 채 사진을 찍었다. 여성의 나체는 본인의 동의가 있다면 관음의 대상이 아닌 인간의 신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며칠 뒤인 지난달 29일 이들은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게시했다. 곧바로 페이스북은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나체 이미지 또는 성적 행위에 관한 페이스북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1개월 계정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꽃페미액션 측은 남성 나체사진과 달리 여성의 나체만 음란물 취급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여성 나체 삭제에 대한 논쟁은 이번 만이 아니다. 앞서 페이스북은 퓰리처상 수상작인 '네이팜탄 소녀' 사진이나 프랑스 화가 구스타브 쿠르베의 작품 '세상의 기원'을 여성 나체라는 이유로 삭제해 비판을 받았다.

또한 이번 시위는 페이스북 검열 정책에 대해 여성들이 오랫동안 품어 온 불만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페미니즘 활동가들은 페이스북이 유독 페미니즘 관련 페이지에만 가혹한 잣대를 댄다고 비판해왔다. 이른바 '블루일베'(파란색 로고+일베) 논란이다.
강남역 살해사건 이후 개설된 '강남역 10번 출구 자유발언대', '성판매 여성 안녕들하십니까'를 비롯해 '메갈리아1·2·3' 페이지 등이 삭제됐다. 이들 페이지는 '선정성', '혐오발언' 등의 이유로 제재를 받았다. 반면 '김치녀 시즌2' 등 여성혐오적 게시물을 수차례 올린 페이지에 대해서 페이스북 측은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답해 논란을 키웠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몇 차례 오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2016년 방한한 모니카 비컷 페이스북 글로벌 총책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특정 페이지나 게시물의 성격·주제와 상관없이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는 페이지나 게시물은 삭제된다”며 모든 혐오표현에 대해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남궁민 기자 serendip15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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