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전 그만뒀다고 월급 못받고 손해배상 피소당했어요"

김지연 2018. 6. 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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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스토리-甲甲한 직장⑫] 알바 갑질 제보

 

올해 초 ‘취뽀’(‘취업 뽀개기’의 줄임말로 취업에 성공함을 일컬음)에 성공한 김모(여·26)씨는 기쁨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아르바이트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한다.

정규직으로 입사한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그만 둔 이후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곳의 사업주로부터 갖가지 협박을 받고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피소돼서다.

김씨는 지난 5월 세계일보가 대한민국 직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갑질 실태를 연속으로 다룬 시리즈 [甲甲한 직장]을 보도하는 사이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자신이 겪은 아르바이트 갑질을 알려왔다. 관련 자료와 사진 등도 보내왔다.

취재팀은 사업주 측의 입장도 듣기 위해 연락처를 수소문했지만 김씨가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새로운 일로 엮이는 것을 우려한다고 거절하면서 사업주 측의 얘기는 듣지 못했다.

◆김씨, 알바 도중에 합격 통지 받고 5일 전 통지

김씨에 따르면 취업 준비 중이던 김씨는 지난해 12월20일부터 한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사이트를 통해 서울 시내 한 필라테스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김씨가 맡은 업무는 필라테스의 탈의실과 샤워실 등의 청소와 인포메이션 데스크의 안내. 시급은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인 7530원 수준이었다.


김씨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4시간씩(오후 7시~오후 11시) 근무하는 조건으로 근로 계약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인 지난 2월21일, 김씨는 취업을 준비 중이던 곳에서 합격 통지를 받았다. 그는 그때 다음 주인 2월26일부터 합격한 회사의 연수가 잡혀 있는 걸 확인했다. 서둘러 취직 준비를 해야 했다.

김씨는 취직 통지서를 받은 날인 21일 즉시 아르바이트를 가서 원장에게 취업으로 인해 업무를 지속할 수 없게 된 상황을 알리고 2월23일까지만 근무할 수 있다고 알렸다.

◆원장 측, “중도 사직으로 피해…손배 청구”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김씨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된 사정을 말한 당일 퇴근길에 필라테스 원장의 전화를 받았다. 원장은 김씨의 갑작스런 사직으로 인해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모든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테니 각오하라”는 말을 남기고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었다고 한다.

김씨는 이후 22일과 23일 정상근무를 하면서 원장 측으로부터 계속 시달려야 했다. 즉 22일에는 원장 가족인 점장으로부터 30분가량 “책임을 지고 나가든지 계속 근무를 하라”는 훈계를 들어야 했고, 23일에는 퇴근 후 원장과 원장의 남편이 쫓아와 “마음대로 업무를 중단했기 때문에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협박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취직한 회사 생활을 준비해야 했기에 2월23일까지만 일하고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그는 2월26일부터 정식 취직한 새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김씨, 임금체불 신고하자 임금 일부만 받아

김씨는 아르바이트 급여일인 3월10일이 지나도 급여가 입금되지 않자 3월14일경 원장에게 급여가 안 들어왔으니 확인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원장으로부터 “무단 결근 중이면서 웬 급여 날짜를 따지고 있느냐”는 답장만 받아야 했다.

김씨는 이에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체불 임금 58만원, 주휴수당 17만여원) 민원을 제출했고, 4월16일로 고용노동부의 출석요구가 잡혔다.

원장은 고용노동부의 출석요구 소식을 듣고 4월8일부터 16일 사이 7회에 걸쳐 ‘너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 ‘난 돈 다 줬으니 이제는 네가 줄 차례야’ ‘고소할 거니까 기대해’ 등의 협박성 문구와 함께 40만3000원을 김씨에게 입금했다고 한다. 당초 체불임금 58만원보다 적은 액수다.

특히 김씨는 주휴수당 17만원은 5월 말 현재까지 입금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주휴수당과 관련해 근로감독관에게 문의했다. 김씨는 근로감독관에서 “원장이 ‘주기는 줄 건데 해결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아직 못 준다’는 대답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 근로감독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원장, “무단 퇴사로 추가 비용 피해” 손해배상 청구

지난 4월18일. 김씨는 서류 한 통을 받았다. 김씨의 무단결근으로 인한 대체인력 투입에 따른 비용을 청구한다는 원장의 내용증명이 집으로 도착한 것이다.

김씨는 4월25일에는 “내용증명서 대로 무단 퇴사로 인해 발생된 추가 용역비 초과 지급분에 대한 청구금액 87만7960원을 익일까지 변제 안할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이 더 커지는 것을 원치 않으면 위 내용대로 청구한 금액을 입금하라”는 원장의 협박성 문자도 받았다.

5월23일. 김씨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원장의 전자 소송장도 받았다. 김씨의 갑작스런 중도 사직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거다.

◆김씨 “단순 업무…구직자 있어도 안뽑아” 반박

김씨는 원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즉 대체인력이라고 계약 맺은 사람이 원래부터 근무하던 점장과 동일인이라는 것이다. 점장은 김씨가 근무할 당시에도 오후 9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항상 근무를 했다.

김씨는 자신의 중도 사직으로 사업주가 손해를 입었다는 것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즉 자신이 했던 업무가 전문성을 요하는 업무가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 업무이기 때문에 인수인계 기간을 충족하지 못한 책임을 묻는 건 무리라는 거였다. 게다가 김씨가 사직을 통보한 2월21일 이후 주말을 포함한 5일의 시간이 있었고 김씨가 그만두기 전 2월22일 점장과 대화하던 중 그날도 아르바이트 구직자가 있었는데도 뽑지 않았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원장은 일부러 2월26일부터 3월18일까지 시급 2만원의 불필요한 고임금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손해배상으로 자신을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원장의 소송에 대응할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다만 자신이 승소하고 원장이 패소하면 또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을 괴롭힐 것 같다고 걱정했다.

취재팀은 원장 측의 입장도 들어보기 위해 원장 연락처를 요구했지만 김씨는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원장과 새로운 일로 엮이는 것 자체가 걱정된다고 알려주지 않았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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