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책방향 의심 괘씸죄?..할말 하다 코너 몰린 김동연

- 또 위상 흔들리는 경제사령탑
29일 靑 가계동향점검회의서
“최저임금도 소득감소에 영향”
金, 나홀로 정책 부작용 밝히자
일부 장관·靑참모 잇달아 반박
오늘 靑서 국가재정전략회의
위상 유지 가늠 ‘분수령’될 듯
청와대 참모진의 ‘경제 수장(首長) 흔들기’ 논란이 끝없이 확산하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하면 ‘경제 컨트롤타워(사령탑)’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31일 경제부처 등에 따르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에서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소득이 감소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주도 성장’이나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 등을 부인한 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 등을 너무 급격하게 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부총리가 이런 의견을 내놓자 교수 출신 청와대 참모들과 노동조합·시민단체 출신 장관들이 떼로 달려들어 김 부총리의 의견을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총리는 이날 보좌진 한 명 대동하지 않은 채 혈혈단신(孑孑單身)으로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은 채 ‘기재부의 분석과 입장’을 개진했다.
경제 부처에서는 “청와대 참모들이 현실을 살피지 않고,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을 광신도(狂信徒)처럼 맹신하면서 ‘기존 정책을 토씨 하나, 자구 하나 수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김 부총리가 물러서고 싶어도 물러설 곳이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김 부총리에게 경제 분야 총괄조정 권한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 차라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제 사령탑으로 임명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장 실장도 더는 청와대에서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경제 사령탑이 돼 직접 정책을 추진하고, 책임도 지는 게 순리”라는 얘기다.
경제계에서는 3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가 김 부총리가 경제 사령탑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 부총리와 전체 국무위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각종 위원회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해 향후 5년간의 재정 운용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는 김 부총리와의 갈등설을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들과 김 부총리 사이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며 “역할 분담을 해서 김 부총리가 혁신 성장을 책임지고 맡아서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30일 김 부총리를 비판한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은 청와대와 상관이 없는 ‘개인 의견’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조해동·김병채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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