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후원금으로 영어회화 강습비까지..기준은 '느슨'

배주환 오해정 입력 2018. 5. 29. 20:37 수정 2018. 5. 2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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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어떻게 보셨나요?

정치 잘하라고 국민들이 모아준 돈을 먹고 마시고 숙소와 사무실 관리에 과도하게 쓴다면 과연 이게 우리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요?

조금 더 나아간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많은 의원들이 후원금으로 대학원도 가고 외국어도 배웁니다.

자기 계발이니까 결국은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겠지 하고 인정해야 하는 걸까요?

배주환 기자의 리포트 보며 이 문제 생각해 보시고요.

마지막으로 오해정 기자의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2년 전,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SNS에 올린 사진입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의 최고위 과정 입학식에 참석한 건데, 김 장관은 19대 국회의원 시절, 이 과정에 등록해 수업을 받았습니다.

김 장관을 비롯해 당시 이 과정에 함께 등록했던 국회의원은 모두 12명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등록금 역시 대부분 후원금에서 나갔습니다.

6주 과정에 등록금 4백만 원인데, 당시 회계보고서를 보면 등록금 전액이 후원금으로 처리됐습니다.

[김영주 의원실 관계자] "정치 자금으로 지출이 가능한 지를 선관위에 프로그램 다 보내드리고, 검토를 받고, OK 돼서 저희가 정치자금으로 지출했습니다."

어떤 과정인지, 학교 측 자료를 살펴봤습니다.

각 분야 전문가의 초청 강의, 명패가 달린 전용강의실에 해외 선진국 의회 탐방까지 갑니다.

또, 수료 후에는 회원 1,500명이 넘는 원우회에도 자동 가입됩니다.

한마디로 사회 상류층의 재교육과 교류 과정인데, 의정활동에 필요하다는 명분 하에 자기 돈 한 푼 쓰지 않고, 고급 지식은 물론 인맥까지 챙겨간 셈입니다.

외국어 배우기도 후원금 지출 단골 항목입니다.

정우택 의원은 2015년 한 해 동안 일본어 수강료로 70만 원을 냈습니다.

[정우택 의원실 관계자] "당시에 의원님이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이셨어요. 일본 의원님들이랑 문화 교류랑 소통을 하기 위해서…."

신동우 전 의원 역시 후원금으로 영어회화 수업을 받았는데, 원어민 강사가 직접 의원실까지 찾아와 수업을 해줬습니다.

[신동우/전 국회의원] "외국인도 만나고 해야 하는데, 훈련을 받아놓을 필요가 있죠. 예를 들면 영어권 국회의원을 많이 만나잖아요, 우리가…."

우리 국민 누구나 그렇듯 자기계발은 자기 돈으로 하고, 후원금은 의정활동과 유권자를 위해서만 사용하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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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정치자금은 본인 돈과 정당지원금, 후원금으로 이뤄집니다.

이 가운데 순수하게 시민들이 의정활동 잘하라고 준 후원금은 지난 한 해만 560억 원이 넘는데요.

그렇다면, 이 후원금은 어디에 써야 할까요?

현재는 사적이거나 부정한 용도가 아니고 정치활동을 위한 비용이면 된다고, 아주 폭넓고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선관위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권희일/선거관리위원회 사무관] "구체적인 사용처에 대해서는 법규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지출 내역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더라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런 모호한 규정 때문에, 일반인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지출이 늘고 있는 겁니다.

예를 들면, 책을 구입했다면서 수십만 원 이상 신고한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요.

무슨 책을, 무슨 목적으로, 얼마나 구입했는지 같은 세부 내역은 거의 기재하지 않습니다.

박대동 전 의원은 한 번의 프로필 촬영에 무려 90만 원의 비용을 지출하기도 했고요.

김종훈 전 의원처럼 임기 말에 보좌진에게 수천만 원씩 무려 9천만 원을 격려금으로 줘도 정치 활동으로 인정돼 문제가 될 게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사적으로 지출하고도 정치자금인 것처럼 둔갑시켰다가 적발된 경우가 지난 6년간 330건이 넘습니다.

의원들의 숙식과 교육비용까지 폭넓게 허용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영국은 아예 정치자금은 이런 데만 쓰라고 명확하게 정해놓고 있는데요.

유권자 자료비와 여론조사비, 홍보비, 사무실운영비, 교통비 등으로만 지출해야 합니다.

공개방법 역시 문제입니다.

미국은 연방선거위원회에 접속만 하면 누구든 회계보고서를 쉽게 검색할 수 있고 단 2달러를 지출한 회계보고서 원본까지 이틀 뒤면 유권자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인터넷에 공개되지 않고 별도로 정보공개청구를 해야 합니다.

저희 취재진도 정보 공개 청구를 하고 2주나 지나서 회계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의원 개개인의 도덕성에 기댈 게 아니라 모두가 철저히 지킬 확실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MBC뉴스 오해정입니다.

배주환 오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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